제54화
이무령은 김신재를 향해 장난스럽게 눈을 흘겼다.
“군주 마마, 몇 번이나 말씀드렸습니까... 김신재는 세자 저하의 소부이옵니다. 당당한 사품 대인이신데, 자꾸 내관이라 부르시면 체통이 어찌 되겠습니까?”
강청연이 짐짓 노여운 듯 나무랐다.
“허허, 세자빈마마. 요즘 들어 유독 그자를 감싸십니다.”
이무령이 깔깔 웃었다.
“나와 세자 저하 모두, 김 소부의 지략에 의지하고 있사온데, 어찌 함부로 하겠습니까.”
강청연은 품위 있게 웃으며 받아쳤다. 곁에 있던 청이도 요즘 주인의 달라진 태도를 눈치채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김 소부라면 분명 큰 인물이 되겠지. 그 곁에 머문다면 여인으로서 복된 삶을 누릴 수 있을 거야.’
잠시 뒤, 김신재는 세자빈 침전에서 나와 기지개를 켜며 몸을 풀었다.
그 모습을 본 이무령은 깜짝 놀라 움찔하며 품을 감쌌다. 이제는 거의 조건반사처럼 몸이 먼저 반응했다.
“무... 무엇을 하는 게냐. 어디를 잡으려던 것이냐!”
이무령이 경계하듯 물었다.
“군주마마, 소신은 공기를 잡은 것뿐이었습니다.”
김신재는 태연히 대꾸했다.
“다시 그런 무엄한 짓을 하시면, 손을 베어버릴 것이다!”
이무령이 입술을 삐죽이며 윽박질렀다.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설마 어젯밤에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다는 것입니까?”
김신재가 고개를 갸웃하자, 이무령은 경악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이 죽일 놈, 기억조차 못 하는 게냐!”
“어제는 하루 종일 고생했으니, 정신이 없었을 뿐입니다. 헌데 제가 어떤 짓을 했다는 것입니까?”
김신재가 일부러 모르는 체하자, 이무령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홱 돌렸다.
“그따위 이야기를 군주가 입에 올려서야 되겠나! 네 말대로 그냥 푹 잤다고 치겠다!”
어젯밤 몰래 두 번이나 불쾌하고 수치심이 드는 짓을 당했건만, 이 무심한 소부는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다.
이무령은 이번에는 미리 대비했다. 허리에 단단히 끈을 묶어 김신재의 손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없앴다.
다음 날 아침.
김신재는 그저 이무령을 가볍게 안고 잤을 뿐, 아무런

Haga clic para copiar el enlace
Descarga la aplicación Webfic para desbloquear contenido aún más emocionante
Encienda la cámara del teléfono para escanear directamente, o copie el enlace y ábralo en su navegador móvil
Encienda la cámara del teléfono para escanear directamente, o copie el enlace y ábralo en su navegador móv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