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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성유리가 입꼬리를 올리더니 갑자기 환하게 웃었다. “이제 상황이 반전된 건가요?” “맞아요!” 진무열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 말이 딱 맞네요.” 성유리는 호기심에 눈을 떴다. “무슨 말?” 진무열이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죽이지 못해, 그런 행동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 말을 마치자마자 성유리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성유리는 펜을 든 손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환자 들어오셨네” “알겠습니다.” 진무열은 재빨리 프런트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그때 갑자기 울린 휴대폰 소리에 성유리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내렸다. 박진우의 어머니 진은주에게서 걸어온 전화였다. 몇 초 망설인 끝에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진은주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 할아버지 진찰 날인데 안 까먹었지?” 휴대폰을 쥐고 있던 성유리의 손이 갑자기 움찔했다. 최근 개인병원에 일이 많아 정말로 이 일을 잊고 있었다. 박철용은 현재 회복 단계이기에 일주일 간격으로 재검진이 필요했다. 원칙적으로 성유리가 할 의무는 없었지만 지난번 식사 자리에서 박지훈과 거래를 했다. 박철용을 진찰해주는 대신 박지훈은 그녀의 할아버지가 남긴 작은 집을 되찾아주기로 했다. 게다가 성유리 본인도 박철용의 건강 상태가 걱정되어 재검진을 하러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알겠어요.” 심플하게 대답한 성유리는 저녁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두 사람은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진은주는 성유리와 박진우의 감정적인 부분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지만 성유리는 박씨 가문 집안에서 오직 박철용만이 진심으로 그녀를 대해준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 은혜를 그녀는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 오늘 환자는 많았지만 별로 이슈가 없었기에 저녁에 환자가 잦아들 때쯤 되어 일을 마치고 박씨 저택으로 향했다.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복도에 두 사람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양아현과 박진우는 정자의 안에 앉아 있었고 남자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관자놀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 있었다. 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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