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같이 먹었거든요. 그래서 데려다준 거예요.”
평소와 다른 성유리의 눈빛에 박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저녁을 같이 먹었다고?”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에요? 대표님이 아림이 아빠 노릇 하기로 했는데 아이가 나랑 같이 사니까 애 보러 왔다가 만나고 하는 거죠. 당연한 일 아닌가?”
“성유리, 네가 낳은 아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남의 애는 왜 그렇게 챙겨? 네 행동 누가 봐도 이상하다고 생각할 거야.”
그 말에 성유리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를 비웃었다.
“당신이랑 양아현은 정말 천생연분이에요. 어쩜 하는 말도 똑같아요?”
“내 말이 틀려?”
박진우와는 실랑이도 하고 싶지 않아서 성유리는 그저 담담히 대꾸했다.
“다른 용건 없으면 여기서 길 막지 말고 좀 가줄래요? 난 당신이랑 더 이상 할 얘기 없어요.”
“작은아버지랑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마. 그리고 애도 돌려보내고. 남의 애 봐주는 거 나도 더는 용납 못 해.”
박진우는 차갑게 말하며 송아림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무심코 고개를 들다가 박진우와 눈이 마주친 아이는 곧바로 고개를 떨구며 성유리의 손을 꽉 잡았다.
아이의 긴장과 두려움을 보아낸 성유리는 송아림을 자신의 등 뒤로 보내며 언성을 높였다.
“박진우 씨, 우리 이미 이혼한 사이에요. 내가 누구 아이를 돌보든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요. 내가 다른 아이 돌보는 게 싫으면 강훈이 보내요. 내가 키울 테니까. 그렇게 할 수 있겠어요?”
그 말을 들은 박지훈은 바로 표정을 굳혔다.
그가 죽어도 동의할 리 없는 제안이었다.
성유리에게는 아무 감정도 없었지만 박강훈은 유일한 자신의 핏줄이었기에 절대 성유리에게 양보할 수 없었다.
“아이는 줄 생각도 없으면서 무슨 권리로 나한테 이래라저래라에요?”
“나는 네가 작은아버지 아이 돌봐주는 게 상식에 어긋나는 거란 말을 하고 싶었던 것뿐이야.”
“친딸도 아니고 의붓딸이에요. 도대체 뭐가 그렇게 신경 쓰이는 거예요?”
“신경 쓰는 게 아니라 네가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싫은 거야. 할아버지는 네가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