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형부, 이걸로 형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린다면... 난 들어갈게요.”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입술이 바들바들 떨리고, 치아가 맞부딪쳤다.
당돌한 나의 말에 김정훈은 표정을 굳힌 채 낮게 말했다.
“정세아, 미쳤어? 저 자식이 일부러 너 곤란하게 만들려는 거잖아.”
“야, 이강현. 너도 적당히 좀 해. 정세아는 지금 내 파트너야. 여기서 내 파트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네가 책임질래?”
그런데도 이강현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죽어버리는 게 낫겠지. 두 번 다시 내 앞에 안 나타날 테니까.”
그 순간, 윤아린이 피식 웃더니 고개를 기울여 이강현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정세아. 그냥 김정훈이랑 같이 돌아가. 강현이는 절대 너 용서 안 할 거거든. 정말 내 말대로 뛰어내려봤자 고생이나 할 텐데, 왜 그렇게까지 하려고 해?”
“정세아, 가자.”
김정훈이 내 손을 꽉 움켜쥐며 나를 끌어당겼다.
나는 그의 손을 힘껏 뿌리치고는 비틀거리며 이강현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이 한겨울의 호수보다 더 차갑고 냉정했다.
나는 김정훈의 손을 뿌리친 채 멍한 표정으로 이강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형부, 내가 그렇게까지... 싫은 거예요?”
이강현은 나의 시선을 피하며 차갑게 대답했다.
“안 뛰어내릴 거면 비키지 그래. 거슬리니까.”
“그렇죠, 이렇게까지 날 미워한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달라질 건 없나 보네요.”
절망감이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 나는 한 걸음, 한 걸음 호수 가장자리로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그래도 있잖아요, 형부. 나는 형부 보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형부랑 대화해보고 싶었거든요.”
말을 마치자마자 나는 돌아서서 그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호수로 뛰어들었다.
희미하게 나에게 한 발 내디디려던 이강현의 모습이 보였다.
괜찮다. 이건 고작 시작에 불과하니까.
그가 과거의 진실을 몰랐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이강현은 정재현의 죽음으로 이득을 본 사람이었다.
그는 내 남편의 심장을 가졌고,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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