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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이 순간, 심초희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윤희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끊임없이 설득하고 있었다. “초희야, 엄마가 장담하는데 그 사람 인성에는 전혀 문제없어. 한 번만 만나봐. 네가 싫다고 하면 엄마가 다시 취소할 방법 찾아볼게, 응?” 심초희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맞닥뜨린 첫 번째 문제에 당황스러웠다. 그건 바로 정략결혼이라는 사실이었다. 지윤희는 예전에 친한 친구와 동시에 임신하게 되었고 둘은 만약 한쪽이 남자고 다른 한쪽이 여자라면 아기끼리 정략결혼을 시키기로 약속했었다. 만약 둘 다 같은 성별이라면 형제자매처럼 지내기로 했다. 그 후 진짜로 아들 하나, 딸 하나가 태어나자 둘은 한동안 매우 들떠 있었다. 이제 친구에서 사돈으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며 말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심초희가 유괴되면서 이 약속은 자연스럽게 잊혔다. 며칠 전에 지윤희는 심초희가 현재 싱글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친구와 그 이야기를 꺼냈다. 마침 그녀의 아들도 미혼이라는 걸 알게 되자 두 엄마는 정략결혼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심초희는 실패한 5년간의 연애로 인해 사랑에 대해 두려움이 생겼고 아직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 새로운 사람을 만날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 지난 세월을 어머니께 전부 이야기하고 걱정 끼치고 싶지도 않았기에 마지못해 한 번 만나보겠다고 수락했다. 마음을 정한 그녀는 만나서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좋은 친구로 지내자고 말할 생각이었다. 그녀가 수락하자 지윤희는 금세 들뜬 모습으로 약속 날짜를 정하기 시작했다. 걱정이 앞섰던 두 엄마는 심지어 약속을 바로 오늘 저녁으로 잡아버렸고 장소는 심씨 가문의 저택으로 정했다. 지윤희는 또다시 들뜬 마음으로 스타일리스트까지 불러 딸을 단장시켰고 심초희는 그저 체념한 채 모든 걸 받아들였다. 그렇게 만나러 간 자리에서 그녀는 예상치 못한 사람을 마주하고 말았다. “당신이었어요?” “당신이었어요?” 두 사람은 동시에 같은 말을 내뱉었다. 심초희는 눈앞의 사람인 최승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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