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은 안색이 돌변하는 장여진을 발견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지켜봤기에 그녀가 제멋대로 억측한 걸 알고 있었다.
이내 수군거리는 소리가 장여진의 귀에 흘러 들어갔다.
그녀는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백지성도 장여진이 이처럼 막무가내일 줄은 몰랐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어디 남자나 유혹하러 다니는 여자처럼 보여요? 함부로 바가지 씌우지 마세요. 여진 씨가 건드릴만한 분이 아니니까. 얼른 짐 싸지 않고 뭐 해요? 계속 버텨봤자 스스로 얼굴에 먹칠하는 셈이죠.”
곧이어 사람들의 호기심이 증폭했다. 대주주의 딸마저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니?
대체 정체가 무엇이란 말인가? 그냥 속 시원하게 밝히면 안 되나?
그나마 방금 장여진의 편을 들어주려고 나서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아니면 불똥이 자기한테도 튀었을지 모른다.
장여진은 백지성을 손가락질하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후회할 거예요.”
백지성은 멀어져가는 장여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장여진의 아버지 장민형은 대표님의 둘째 삼촌과 같은 편이다. 반면, 둘째 삼촌은 오래전부터 역모를 노려왔었다.
그녀를 해고한 게 과연 대표님에게 좋은 일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이때, 등 뒤로 쉬쉬거리는 동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진 씨는 무려 대주주의 딸이지 않나요? 프런트 데스크 직원으로 어렵게 입사했더니 이렇게 잘릴 줄이야.”
“장민형이 대표님을 찾아가 따질 수도 있겠는데요? 딸을 아주 애지중지 키우신다고 들었어요.”
“우리 회사 지분을 꽤 많이 보유했을 텐데 진짜 시비가 붙는다면 대표님도 골치 아프실 거예요.”
백지성은 굳은 얼굴로 사람들을 뒤돌아보더니 싸늘하게 말했다.
“함부로 입이나 놀리지 말고 얼른 일하러 가세요.”
화들짝 놀란 직원들은 감히 찍소리도 못하고 뿔뿔이 흩어졌다.
...
대표실.
설인아는 맛을 보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나마 넉넉히 챙겨와서 망정이지, 아니면 둘이서 먹기에 부족할 뻔했다.
하시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어쩌면 쥐꼬리만큼 먹을 수 있지?
이내 그녀를 쳐다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