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태구는 설인아를 괴롭힐 순 없어도 영설 그룹 사람은 가만둘 생각이 없었기에 손으로 멍 자국을 만지작거리더니 고통에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흡...”
상처가 아플수록 우태구의 분노는 점점 더 거세졌다.
‘큰일 났다. 우태구가 남아있다는 걸 깜빡했네.’
여다현이 얼른 몸을 돌리고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우태구에게 아부했다.
“대표님, 화 푸세요. 이 일은 설인아가 잘못한 거 맞아요. 제가 꼭 설인아 데려와서 사죄하게 할게요.”
여다현은 마음속으로 이미 설인아에게 온갖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빌어먹을 년이 사고를 치고도 모자라 수습도 안 하고 가? 빠가사리도 아니고. 얌전히 잠만 잤어도 만사형통인데.’
이제 우태구가 화났으니 앞으로 우태구를 책임진 사람이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었다.
‘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열받네.’
쾅.
테이블을 내리치는 소리에 여다현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태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아까 그 사람이 누군지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요? 나를 사지로 몰고 싶은 게 아니라면 멍청한 거겠네요.”
설인아에게 사과를 받았다는 소식이 육진수의 귀에 들어가는 날엔 절대 한 대 맞는 걸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복수를 하더라도 설인아가 육진수에게 버림받는 날까지 기다려야 했다.
우태구가 차가운 눈빛으로 어쩔 바를 몰라 그대로 얼어붙은 여다현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일 만족스러운 답을 줘야 할 거예요. 아니면 내가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우태구가 이렇게 말하더니 룸을 박차고 나갔다. 혼자 남은 여다현이 화가 치밀어올라 일그러진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굴렀다.
‘아악. 설인아 이 빌어먹을 년이 육진수 앞에서 그런 수모를 당하게 한 것도 모자라 우태구와의 관계도 위태로워지게 했네. 내가 언젠간 톡톡히 갚아준다.’
...
20분 뒤, 회사에서 보낸 밴에 올라탄 설인아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여다현이 씩씩거리며 문을 열어젖혔다.
쾅.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설인아는 고막이 찢어질 것 같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설인아를 보고 화가 치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