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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그녀는 지서훈의 소꿉친구 오예지였다. 오씨 가문과 지씨 가문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가문이었고 오예지가 여기로 출근하는 것도 다 지서훈을 좋아해 아버지에게 일자리를 얻어달라고 부탁해서 강제로 들어온 거라 실제로는 하는 일이 매우 적었다. 주된 업무는 지서훈에게 접근하는 여자를 유심히 살피는 것이었기에 직원들은 아무리 지서훈을 좋아해도 호랑이 같은 오예지가 무서워 별로 티를 내지 못했다. 게다가 오예지는 이미 직원들에게 주명 그룹 사모님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 오예지가 지금 팔짱을 낀 채 차가운 표정으로 설인아를 바라보며 조롱했다. “설인아 씨죠? 여기는 무슨 일로 왔어요?” 오예지는 서예지가 데스크 직원에게 한 말을 똑똑히 들었다. 오만한 오예지의 태도에 설인아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핸드폰을 꽉 움켜쥐고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쪽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은데요.” 이에 오예지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더니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내 미래의 남편을 찾아왔는데 나랑 아무 관계가 없다고요? 생각이라는 걸 하고 말하는 거예요?” 수군거리는 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봐봐. 대표님 소꿉친구로 알려진 오예지가 참다못해 나서는 거.” “그러니까. 오예지 별로였는데 오늘은 나름 괜찮네.” “내 말이. 누구에게나 천적은 있는 법이지.” 몇몇 직원이 구경하며 비웃는 소리가 고스란히 설인아와 원유희의 귀에 들어갔다. 원유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허리춤에 손을 올린 채 뒤에서 흉을 보는 여직원들에게 쏘아붙였다. “큰소리로 지껄여보지 그래요? 우리...” 원유희는 함부로 신분을 발설하지 말라던 설인아의 당부가 생각나 잠깐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우리 아가씨는 바른 사람이라 욕은 안 하겠지만 나는 달라요. 한번 해볼래요?” 그러더니 오예지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쪽은 또 누군데요? 주명 그룹 직원이면 예의를 지키고 아니면 옆으로 물러서요.” 설인아가 순간 멈칫하더니 원유희를 바라보는 눈빛에 웃음기가 차올랐다. ‘이렇게 말발이 센 줄은 또 몰랐네.’ 욕은 섞여 있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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