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구나영은 그동안 들떠있던 탓에 사리 분별도 못 하고 오만해졌다.
구나영의 그 오만함이 도를 넘어서, 심지어 윤수아가 감옥에 간 것조차 하예원에게 함부로 덤볐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하예원이 윤희설보다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직 확실치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예원이 최도경의 마음속에서 결코 가벼운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깨달음이 물 밀듯 밀려오자 구나영은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게 구나영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구나영이 침묵하자 윤희설도 가만히 있었다. 마치 방금까지 치열했던 두 사람의 싸움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그저 조용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윤희설 곁엔 늘 이런 총알받이들이 많았다.
하예원이 마지막으로 윤희설을 한 번 바라보고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가려던 찰나에 윤희설의 부름에 멈춰 섰다.
“하예원 씨.”
여태 침묵을 유지하던 윤희설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잠깐만 기다려줄 수 있을까요?”
하예원이 고개를 돌려 윤희설을 바라보았다.
윤희설이 구나영에게 부탁했다.
“나영 언니, 나 하예원 씨랑 단둘이 얘기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잠깐 자리 좀 비워줄래?”
구나영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본능적으로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이 떨렸지만 목까지 차오른 말을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
둘 사이에서 구나영은 명백한 제삼자였고 이들의 일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만에 하나 둘 사이에 모순이 생기면 구나영에게도 불똥이 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래.”
구나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병실에서 나갔다.
멀어지는 구나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윤희설의 눈빛이 어딘가 달라졌다.
하예원이 방금 한 말들이 윤희설에게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 모양이었다.
구나영은 병실에서 나가서 두 사람의 대화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문을 제대로 닫아주었다.
제삼자도 나간 마당에 하예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윤희설 씨,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 뭐죠?”
윤희설은 그동안 발생한 일에 대해 변명하지 않았으며 딱히 우월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