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남자구실은 못 하게 됐대요.”
한참 만에야 하예원은 그 말뜻을 깨달았다.
“설마 한강훈이 남자로서 끝장났다는 거야?”
노서연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맞아요. 한강훈이 여자 밝히기로 유명했잖아요? 근데 이제는 보기만 해야 하는 신세가 됐죠. 그런 놈한테는 차라리 죽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이죠. 한강훈이 젊었을 때 애 하나라도 낳아놔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대까지 끊겼을걸요?”
하예원은 한강훈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었다.
그런 분노의 대상이 그런 꼴이 됐다는 소식을 듣자 동정심은 하나도 들지 않았고 오히려 속이 다 시원했다.
이제 그 변태는 다시는 여자를 해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오늘 퇴원한 것도 모자라 노서연에게서 이런 통쾌한 소식까지 들으니 하예원은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아 웃으며 말했다.
“나 요즘 새로 생긴 양식당 하나를 알거든. 거기 음식이 꽤 괜찮아. 가자, 오늘은 내가 쏠게.”
먹는 얘기에 누구보다 민감한 노서연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저야 좋죠.”
하예원은 짐을 임 아주머니에게 맡기고 노서연과 함께 양식당으로 향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두 사람이 식당에 들어서자 직원이 웃으며 다가왔다.
“예약하셨나요?”
“아니요.”
“회원 카드는 있으신가요?”
“그것도 없어요.”
직원은 예의를 갖춘 말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현재 모든 테이블은 예약 완료 상태입니다. 다음에 예약 후 방문 부탁드립니다.”
이 식당은 생긴 지 얼마 안 됐지만 맛이 상당히 좋아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예원은 예전에 최도경과 사이가 좋던 시절 몇 번 이곳에 왔던 기억이 있었다.
그때는 예약도 없이 바로 들어갔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들어갈 수 없었다.
바로 그때, 젊은 여자 두 명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직원은 하예원과 노서연은 내버려두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예약하셨나요?”
“아니요.”
“회원 카드는요?”
그중 예쁘고 젊어 보이는 여자가 회원 카드를 꺼내 건네자 직원은 곧장 환하게 웃으며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