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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장 오철수가 나타났다

배지훈이 이미 깨어났지만 여전히 허약했다. 나를 보러 병실에 와서는 나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하연아, 미안해, 널 데리고 가는 게 아니었어." "의사 선생님이 뭐래? 알레르기야 뭐야? 몸은 괜찮아?" 나랑 강유나는 약을 탄 주스 때문에 기절한 거라고 입을 맞췄다. 나는 배지훈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였다. "나 괜찮아." 그를 훑어보았는데 그저 허약한 것 말고는 괜찮은 것 같자 나는 안심했다. "하연아, 너 정말 괜찮아? 네가 왜 더 마른 것 같지?" "네가 계속 날 보살피다가 쓰러진 거라고 들었어, 혹시 또 저혈당이야?" 그는 호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내 베개 옆에 놓았다. "간호사한테 달라고 했어, 저혈당일 때 먹으면 좋대." "앞으로는 계속 사탕 갖고 다녀, 내가 검사할 거야." 나는 도저히 그를 이길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탕이 왠지 쓴 것 같았다. 그는 나와 한참을 꽁냥거리다가 내가 정말 괜찮은 것 같자 안도의 숨을 쉬고는 이를 바득바득갈며 말했다. "강우현, 이 개자식!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무조건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하지만 증거가 필요해." 배지훈은 잠깐 침묵하더니 일어서며 말했다. "넌 쉬고 있어, 의사 선생님이 너 챙겨줄 거야, 내가 강우현 만나러 갈게." "프로젝트를 협력하려고 하니까 공신욱이 반드시 잘 해명해야 할 거야." 나는 그가 이번에 진짜 화가 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와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약을 타는 건 아마 강우현뿐이었다. 문밖에 누군가가 서성이자 나는 그한테 신신당부했고 그제야 배지훈이 떠났고 나는 침대에 누워 잠에 든 척했다. 십여 분이 지났고 문이 살며시 열렸다. 그 사람이 나한테로 가까이 오자 나는 눈을 번쩍 뜨고는 손에 쥐고 있던 과도를 꺼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눈을 본 순간 나는 바로 과도를 거뒀다. "철수 아저씨?" 오철수의 얼굴이 반쯤 화상을 입었고 마스크를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흉터가 보였다. 하지만 눈은 그대로였다. 내가 전에 오철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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