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장 너 때문이야

어르신이 건넨 프로젝트 서류를 보자 나는 낯빛이 변했다. 역시나 다른 성과의 프로젝트였고 게다가 몇몇 큰 회사들과도 연관되어 있었다. 만약 배성 그룹에서 이 프로젝트를 따내면, 적어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배성 그룹이 몇 년간 빨리 발전했지만, 지위를 높일 큰 프로젝트가 부족했었는데, 이번이 바로 그 기회였다. 나는 이번 일이 되돌릴 여지가 없다는 걸 알고 눈을 감았다. 나와 배지훈이 어떻든, 배성 그룹은 무조건 프로젝트를 따내야 했다. "하연아, 넌 똑똑한 아이니까, 이번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거야." "당분간 이혼하지 마, 프로젝트 따내고 나서 다시 얘기해." 어르신은 마치 내가 무조건 동의한다고 확신하듯 명령을 내렸다. "죄송해요, 전 이미 퇴사했어요, 더는 배성 그룹에 디자인을 제공하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전 배지훈이랑 이혼할 겁니다, 만약 협의 이혼이 안 되면, 고소할 겁니다." 정말 방법이 없지 않고서야 나는 이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르신의 성격을 잘 알았기에 애매하게 거절하는 건 안 되었다. 어르신은 멈칫하더니 이내 낯빛이 어두워졌다. "강하연, 결정한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가볍게 기침했고 싸늘하게 말했다. "강하연, 지훈이가 이렇게 된 건, 모두 너 때문이야." "회사가 이렇게 된 것도, 너랑 상관있어."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어르신의 말이 맞았다, 배지훈이 이렇게 된 건 모두 나 때문이었다. 만약 내가 아니었으면 배지훈이 기억에 혼란이 생길 일이 없었고, 배성 그룹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었다. 모든 건 나 때문이었다. "네가 출국하고부터, 지훈이가 계속 너희 집 도와줬어." "네 어머니 병 치료, 네 아버지 사건, 그리고 무영성에 가서 네 큰아버지와 싸우는 것도..." "강하연, 네가 빚진 거야, 이번에 못 가." 어르신은 말로 내 마음을 쿡쿡 찔렀다.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다, 내가 배지훈한테 빚진 건, 확실히 모두 갚을 수 없었다. 내가 아니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