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리아는 처음으로 박시후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직 처리하지 않은 일을 두고 그를 돌보러 온 자신을 책망했다.
그가 정말로 아프다면 별생각이 없었겠지만 그는 아픈 척을 하고 있었다.
“자진해서 돌아왔다고요? 하...!”
그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를 갈며 반박했다.
“나는 시후 씨가 이혼 협의서에 사인하게 하려고 온 거예요. 이혼 서류 받았잖아... 아!”
한밤중에 서류 서명을 재촉한다니, 이런 이유를 누가 믿겠는가.
박시후는 더 이상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그녀를 자신의 몸 아래 눌러버렸다.
그러고는 방 안의 불을 살짝 어둡게 조절했다.
아무리 그녀가 자신을 유혹하러 온 거라고 해도 손정원의 속임에 넘어가 온 것이라면 기분이 나쁠 것이라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가 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울면 짜증 나니까.
‘왜 그렇게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건데?'
그는 강리아가 끝까지 연기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강리아는 힘겹게 저항했지만 그는 더 강하게 그녀를 눌렀고 결국 그녀의 치마는 허리까지 올라갔다.
그녀는 입술을 꽉 물며 굴복하지 않으려 했다.
그의 얇은 입술이 그녀의 눈꼬리 근처에 닿자 촉촉한 감촉에 그의 동작이 잠시 멈췄다.
그는 고개를 조금 돌려 그녀의 눈을 살폈다.
“박시후 씨, 당신 강간범으로 고소할 수 있어요!”
그녀는 목소리가 떨리며 몸을 불안정하게 움찔거렸다.
그녀의 몸이 그와 완전히 맞닿고 있었기에 그 미세한 떨림이 그의 마음까지 전해져 그의 마음 속에서 불안함이 밀려왔다.
“우리 아직 이혼하지 않았어. 이건 부부로서 해야 할 의무야!”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강제로 들어 올리며 눈을 마주쳤다.
강리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고 그 모습은 당장이라도 부서질 듯했다.
그 모습에 박시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술을 마신 후라 그는 조금 감성적이었기에 그녀의 눈물을 보자 짜증과 동시에 애석함이 묻어났다.
그는 강리아의 턱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며 부드럽게 말했다.
“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