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장

성승윤의 눈빛에는 순간 싸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손가락으로 방지아의 가느다란 목을 어루만지며, 그녀가 불편한 자세로 고개를 젖혀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 남자를 본 적 있어? 어떻게 생겼어?” 방지아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긴장하며 손에 힘을 주어 가운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성승윤이 갑자기 그 일을 물어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설마 뭔가를 눈치챈 걸까? 방지아는 속내를 감추려 애쓰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러나 그 미소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본 적 있어. 그런데 왜? 너 심자영 곁에 나타나는 남자들한테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설마 먼저 다른 남자들한테 뺏길까 봐?” 그녀는 장난스럽게 말을 던지며, 속마음을 숨기려 했다. 방지아는 알고 있었다. 성승윤이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지 않는다는 걸. 그녀는 단지 그가 심심할 때 곁에 두는 장난감 같은 존재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는 자신이 마음에 두지 않은 여자라도, 그녀가 다른 남자를 마음에 두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혹여라도 그가 자신이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절대로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만약 주경민 씨처럼 뛰어난 가문과 기품을 가진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면, 성승윤이야말로 자신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최고의 남자였을 것이다. 하지만 운명이 자신을 주경민 씨와 만나게 했고, 불가능해 보였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지 않는다면, 어떻게 포기가 되겠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승윤을 등질 수도 없었다. 방지아는 스스로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주경민 씨가 자신을 진지하게 바라볼 가능성은 지극히 낮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도전하고 싶으면서도, 성승윤이라는 현실적인 목표까지 놓칠 생각은 없었다. 만약 주경민 씨가 끝내 자신을 거들떠보지 않는다면, 그녀는 반드시 성승윤을 붙잡아야 했다. 이 생각이 들자, 방지아는 자발적으로 잠옷 단추를 풀며 자리에서 일어나 성승윤의 목에 팔을 감았다. 목소리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