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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장

주성호가 또 미쳐 날뛸까 봐 추영자는 다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옆에 있던 숄을 집어 몸을 감쌌다. 그리고 경계와 혐오가 뒤섞인 시선으로 몇 걸음 떨어진 주성호를 노려보았다. 어르신은 두 사람의 상태를 보고 방금 들려온 다툼 소리를 떠올리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강 짐작했다. 그녀는 속으로 장미숙이라는 그 천한 여자를 이를 갈며 증오했다. 그때 그 여자가 아들에게 접근하도록 내버려둔 게 화근이었다. 그러다 간신히 그 여자를 쫓아내고 주성호를 재벌가 아가씨와 결혼하게 만들었는데 그 천한 여자는 결국 또 끼어들었다. 어르신은 추영자의 초라한 모습과 주성호의 뺨에 남은 손자국을 번갈아 보더니 순간적으로 추영자에 대한 불만도 솟아올랐다. 어찌 되었든 주성호는 그녀의 남편이었다. 그런데 남편을 때리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아래층에서 싸우는 소리가 다 들리더군. 아랫것들 귀에까지 들어가게 해서 도대체 어쩌자는 거냐? 아직도 덜 창피해?" 어르신의 매서운 시선이 두 사람의 얼굴을 스쳐 가더니 결국 주성호에게 꽂혔다. "그리고 너! 내가 장미숙 그 여자를 내보내라고 몇 번이나 말해? 근데 왜 내 말을 안 들어? 그 여자가 이 집에 있는 한, 우리 가문에는 평안한 날이 없어!" "어머니, 또 그 이야기세요?" 주성호가 미간을 찌푸리자 어르신은 답답하다는 듯 혀를 찼다. "내가 이 말을 안 하면 뭔 소리를 하겠어? 다 그 여자 때문 아니냐! 그 여자가 아니었으면 영자가 너한테 이혼을 요구했겠어? 우리 가문이 이 지경까지 됐겠냐고? 너도 참 한심하다. 유부남이 애 딸린 이혼녀를 집에 들이다니? 사람마다 수군거리는 거 몰라? 대체 언제까지 가문의 체면을 깎아 먹을 작정이야?" 어르신의 날 선 질책에 주성호는 변명하고 싶었으나 정작 자신이 저지른 선을 넘은 행동들을 떠올리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르신은 이미 크게 화가 난 상태였다. 주성호가 아무 말도 못 하자 그녀는 더욱 분한 듯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사실 그녀도 장미숙 모녀에 대해선 눈감아 주려고 했다. 그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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