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장미숙은 말끝을 흐렸다.
그러곤 얼굴 가득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주성호의 붕대로 감싼 손을 두 손으로 감싼 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가 걱정돼서 그래.”
“이 가문과 주성그룹을 지키려고 매일 얼마나 고생이 많아. 그런데 언니는 왜 여전히 오빠를 이해해 주지 않는 건지...
우린 정말 아무 일도 없었잖아. 우리가 몇 번이고 설명했음에도 언니는 여전히 의심만 하고 우릴 믿어주질 않아.
그러다 이젠 나랑 유리를 쫓아내려고 오빠를 이혼으로 위협하고 있어. 오빠는 계속 언니를 양보하고 달래려고 애쓰는데 언니는? 전혀 이해해 줄 마음이 없는 것 같아. 오늘은 오빠를 다치게까지 하고 집에도 안 들어오겠다고 난리잖아.
나도 여자라서 알아. 사실 언니는 정말 이혼할 마음이 아니야. 그저 그런 방법으로 오빠를 압박하고 있는 거지. 만약 단순히 내가 미워서 그러는 거라면 난 다 참을 수 있어.
어쨌든 난 주씨 가문에 얹혀사는 처지고 언니야말로 이 가문의 진정한 안주인이잖아. 내가 눈치 보는 건 당연한 거야. 하지만 오빠가 이렇게 다치고 힘들어하는 건 도무지 볼 수 없어.”
장미숙은 눈물을 뚝뚝 떨구며 고운 얼굴에 분노와 안타까움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주성호를 끌어안고 목이 멘 듯 말했다.
“성호 오빠, 난 오빠가 자신을 억누르는 모습 보기 싫어.”
그녀는 그의 허리를 꼭 끌어안더니 그의 품에서 고개를 살며시 들어 그의 반응을 살폈다.
하지만 주성호는 아무 말 없이 침묵했고 그런 태도에 장미숙은 불안함이 커졌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이상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만 했다.
어차피 추영자는 지금 집에 없고 지금이야말로 그녀가 기회를 잡을 최적의 순간이었다.
“성호 오빠, 난 오빠가 괴로워하는 걸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 오늘 밤 나랑 같이 있어 줘, 응?”
장미숙은 그의 목에 팔을 감으며 야릇한 어조로 속삭이더니 발끝을 세우고 조심스럽게 주성호의 입술에 입을 맞추려 했다.
그러자 주성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그녀를 밀어내려 손을 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