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영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를 노려보며 따졌다.
"당신이 뭔데 세은의 일에 간섭해? 이건 우리 둘 사이 문제야. 회사는 상관없다고! 그러니 건들지 마!"
주성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월한 신장에서 오는 위압감을 드러내며 분노로 가득 찬 추영자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난 네 남편이니까. 게다가..."
그는 말을 중간에서 끊겼고 초조해진 추영자는 그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세은 그룹은 내 것도 아니야. 당신은 손댈 권한 없어."
"내가 분명 말했잖아. 아이만 낳아주면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어. 세은 그룹도 내 보호 아래 안전할 거라고."
주성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만졌고 차가운 손길에 추영자는 몸서리를 쳤다.
그는 물러서지 않고 한 손으로 그녀의 목덜미를 움켜잡더니 허리를 굽혀 이마를 맞대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근데, 추영자. 네가 말을 안 들으면 난 네가 소중히 여기는 걸 하나씩 부숴버릴 거야. 아무도 의지할 수 없게 되면 결국 넌 내 곁에 있을 수밖에 없게 될 거잖아. 이건 충고야. 똑바로 기억해. 내가 원하는 건 반드시 손에 넣어. 넌 절대 도망칠 수 없어."
그의 목소리는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추영자의 심장을 조여갔고 추영자는 숨이 턱 막혔다.
이 공포는 그녀의 정신을 무너뜨릴 기세였다.
이 세상에서 그녀가 가장 아끼는 건 세은 그룹과 심자영뿐이었다.
주성호의 말은 명백한 협박이었다.
자기 뜻대로 하지 않으면, 세은 그룹은 물론 심자영까지 건드리겠다는 의미였다.
숨이 턱 막힌 추영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온몸이 떨렸다.
주성호는 그녀의 그런 얼굴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잘 생각해. 너무 오래 고민하게 만들진 마."
그는 그녀를 놓아주고 식당을 떠났다.
추영자는 힘이 풀린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고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메이드들이 들어오며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추영자는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겨우 몸을 일으켜 힘겹게 계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