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화

“언니가 어떻게 유키스 로얄 맞춤 드레스를 구했어요?” 주서연의 목소리는 자신도 모르게 높아졌고 눈빛에는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이 가득했다. 서예은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이걸 사면 안 되나? 그럼 지금 내가 입고 있는 건 뭔데?” 주서연은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명문가 아가씨라면 이해했을 수도 있지만 이 드레스는 단순히 가격만 해도 9자리 수였다. ‘서예은이 무슨 수로 이걸 사...?’ 전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던 서예은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백조처럼 고귀하게 빛나고 있었다. 주서연은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걸 숨길 수 없었다. 서예은은 주서연의 시선과 속마음을 이미 꿰뚫고 있었지만 굳이 해명할 이유를 느끼지 않았다. 만약 주서연이 그녀 집에 유키스 로얄 드레스가 여러 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노하다 못해 기절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실제로 박시우는 서예은을 위해 이미 여러 벌을 맞춰준 상태였다. 서예은은 동료들을 찾으며 주서연과 불필요한 대화를 이어갈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 주서연은 서예은이 자신을 경멸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걸 보고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예전에는 서예은이 자신에게 잘해주고 맞춰주기까지 했는데 지금의 서예은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오빠한테서 떠났으면 초라하게 살아야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지금의 서예은은 고귀한 공주처럼 우아하고 생기 넘치며 마치 요정처럼 맑고 청아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걸 보는 주서연의 마음은 뒤집힐 수밖에 없었다. 그때 입구 쪽에서 갑작스러운 소란이 일어났다. 아마 어떤 톱스타가 모습을 드러낸 모양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입구로 향했고 송희정이 우아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송희정의 목적은 분명했다. 모두가 자리를 잡고 있을 때 등장해 곧장 행사장의 시선을 독차지하는 것. 그녀는 주변을 훑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역시 패션 갈라답네. 다들 화려하게 치장하고 왔구나.’ 주변에서는 벌써 칭찬이 터져 나왔다. “희정 씨, 분위기 여전하네요. 드레스도 진짜 예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