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은은 조심스럽게 운전하고 있었다. 평소에 차를 자주 몰지 않는 터라 시내에서는 특히 신경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교외로 들어서자 사람도 차도 한결 줄어 마음이 조금 놓였다. 공장 방향으로 차를 몰던 그때 갑자기 길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살... 살려주세요.”
서예은은 순간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착각인가 싶었지만 조금 더 앞으로 가보니 멀지 않은 숲 가에 두 남자가 서 있었고 그 옆에는 한 여자가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서예은은 속도를 줄였다.
이성은 괜한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했다.
그녀는 혼자였고 상대는 두 명의 남자로 비록 스무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애들이었지만 그래도 성인이었고 힘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살려달라는 여자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아 서예은은 저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핸들을 꼭 쥔 서예은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차량은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차를 길가에 세웠다.
여자의 목소리는 점점 힘이 없어졌고 두 남자는 그녀의 팔을 거칠게 잡아 숲속으로 끌고 가려 했다.
서예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112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경찰서죠? 여기 교외에서 신공업단지 쪽으로 가는 길인데요, 젊은 남자 두 명이 한 여자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지금 숲속으로 끌고 가려 하고 있어요. 빨리 와주세요!”
목소리를 최대한 낮췄지만 말투에는 긴박함이 묻어났다. 전화를 끊은 서예은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경찰이 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고 저 여자는 그 시간을 버틸 수 없을지도 몰랐다.
주변을 둘러보던 그녀의 시선이 트렁크로 향했다.
그 안에는 삼각대 경고판과 타이어 교체용 쇠 지렛대가 있었다.
서예은은 곧장 차에서 내려 쇠 지렛대를 뒤로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듯 세 사람 쪽으로 걸어갔다.
“움직이지 마! 뭐 하는 거야?”
서예은은 자신도 두려웠지만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상대를 위협하려 했다.
이렇게 뛰어드는 게 무모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두 남자가 순간 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