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가 펑크 나며 차체 전체가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옆에 있던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큰 충격으로 가드레일이 부서지며 차는 도로 옆 잔디밭으로 굴러떨어졌다.
운전석 쪽 에어백이 터져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해 주었지만 부상을 피할 수는 없었다.
서예은은 현기증과 팔에 난 찰과상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참아내며 뒤집힌 차에서 몸을 빼내었다.
차가운 공기가 폐 깊숙이 스며들며 순간 정신이 조금 맑아졌다.
서예은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고 박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고가 난 순간부터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박시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서예은은 앞으로 다시는 박시우의 얼굴을 못 보는 줄로만 알았다.
전화를 걸었지만 한참이 지나도록 받는 사람이 없었다.
입술을 깨문 서예은이 절망에 빠지려던 순간 드디어 통화가 연결되었다.
전화기 너머로 박시우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은아?”
“시우 씨, 나 방금 죽을 뻔했어.”
박시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서예은은 억눌렀던 감정이 터져 나왔다.
방금 겪은 아찔한 순간이 떠올라 지금도 몸서리가 쳐졌다.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어디 있는데?”
회의하고 있던 박시우는 서예은의 말을 듣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말하자면 길어. 지금 교외에 있는데 차는 완전히 망가졌어. 혹시 사람 보낼 수 있어?”
서예은은 혹시 모를 위험이 아직 근처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걱정하지 마. 지금 주소 보내줘. 바로 출발할게. 연락 계속하고.”
박시우는 지금 당장이라도 서예은 앞으로 날아가고 싶었다.
그는 서예은을 달래며 인훈과 함께 밖으로 향했다.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박시우의 모습을 보고 서로 얼굴만 바라볼 뿐 누구도 함부로 입을 열지 못했다.
무언가 아주 중요한 일이 벌어진 것이 분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 모두 박시우가 이렇게 긴장하는 모습을 처음 보니 말이다.
서예은은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박시우에게 주소를 보냈다.
연락이 닿은 뒤, 서예은은 마치 마음 한켠에 큰 짐을 내려놓은 듯 한결 안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