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화
가냘픈 소녀의 뒷모습은 한없이 왜소했으나 그 자태만큼은 단정하고 곧았다. 무릎을 끌고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마다 굳센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 모습은 오히려 안쓰러울 만큼 고집스러웠다.
“네가 부끄럽지 않다고 해도 짐은 부끄럽다. 저 앞에 전조의 대신들이 보기라도 하면 백성들은 내가 폭군이라 여길 터, 한 나라의 임금이 어린 계집 하나를 괴롭힌다고들 말이야.”
선우진은 못마땅한 듯 낮게 쏘아붙였다.
“어서 돌아가라.”
그는 목소리를 낮춰 재촉했다.
“싫습니다.”
강희진은 단호하게 답했다.
“신첩이 떳떳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이 억울한 오명은 앞으로도 신첩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것입니다. 신첩은 감당할 수 없고 감당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말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그녀는 멈추지 않고 나아갔다. 오히려 말할수록 속도가 더 붙었다.
그 순간 시야에 낯익은 장화 한 쌍이 들어왔다. 고개를 들기도 전에 그녀는 이내 누군가의 품에 가볍게 안겨 있었다.
“폐하...”
강희진은 깜짝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그 시선 끝엔 선우진이 있었다.
“지금 곧 알리거라. 오늘은 휴일이라 조회는 열지 않겠다고.”
선우진은 냉정하게 말하며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정허운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명을 받들었다.
“폐하, 정사는 그 무엇보다 중하옵니다.”
강희진은 그의 품 안에서 조심스레 몸을 움직이며 말했다.
“민빈은 남들 시선엔 전혀 연연하지 않으니, 그대가 화근이라 손가락질당하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선우진은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렸다.
강희진은 말문이 막혔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얼굴을 그의 가슴팍에 묻었다.
선우진의 얼굴은 보지 않았지만 머리 위로 들려온 명령이 귀에 선명히 박혔다.
“여봐라! 저 계집을 끌어내어 매우 쳐라.”
점점 멀어져 가는 하선의 울부짖는 목소리가 귀에 아른거렸다.
강희진은 올려졌던 입꼬리를 천천히 내리며 눈빛을 거두었다.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는 정승댁에서 온갖 멸시와 수모를 견디며 살아왔다. 차라리 죽는 것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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