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씨 저택.
부장성이 보고했다.
“신동우 일행이 오후 3시에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시간 맞춰 제대로 왔네. 매년 이맘때마다 제사를 지내러 왔지. 올해는 제사 말고도 먼저 나를 찾아오겠다고 했어.”
부장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정희의 지난번 그 반지 일 때문이에요?”
“한 나라의 군주가 증거도 없는 일을 이렇게 대놓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은데.”
부남진은 손에 있는 호두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정희더러 당분간 돌아오지 말라고 해. 그 사람과의 만남을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어젯밤 정희가 돌아오지 않았어요. 자기 집에 있을 텐데 가서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부장성은 염정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희와 같이 있어?”
“집에 있습니다.”
“오늘은 못 들어오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신동우가 부씨 저택에 올 거라서.”
“알겠습니다.”
온종일 바삐 보낸 염정훈은 달력을 힐끗 바라봤다. 신동우의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이다.
아침에 떠날 때 서정희는 자고 있었다. 요 며칠 피곤한 것 같아 깨우지 않았다. 어제 못다 한 장식들을 오늘 계속하겠다고 서정희가 말했었다.
서정희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기도 전에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불안한 마음이 솟구쳤다. 산에서 온 전화다. 지한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 틀림없다!
“무슨 일이야?”
“큰일났어요. 지한이 군용차를 빼앗아 철문을 부수고 뛰쳐나갔습니다. 다치게 하면 안 된다고 해서 무기로 제압할 수 없었어요.”
염정훈은 머리를 짚었다. 몸이 이제 겨우 회복된 사람이다.
신동우가 이번에 돌아와서 제양우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것을 알고 지성의 복수를 대신하려는 것이 틀림없다.
염정훈 또한 여기서 신동우와 끝장내고 싶다. 하지만 A시에 온 것을 다 아는데 일이 생기면 나중에 C 국에 설명할 길이 없다. 그래서 그는 움직일 수도 없고 움직여서도 안 된다.
그의 마음속에 나라에 대한 충성은 아무래도 지성이보다 크다. 하지만 지한에게는 그의 가족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없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