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그리던 얼굴을 보니 서정희의 말이 맞았다. 강수안은 처음부터 다른 목적이 있어 자신에게 접근한 것이었다.
서시혁은 강수안의 입안에 물린 재갈을 빼냈다. 강수안이 그런 그를 보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미안해. 내가 널 속였어.”
강수안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서시혁이 그녀를 확 끌어안았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죽지 않고 살아있다니 너무 다행이야.”
진실을 알고 분노할 줄 알았던 서시혁이 자신을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가 널 속였는데 나 안 미워?”
“미워. 어떻게 안 밉겠어? 근데 네가 살아만 있다면 다 괜찮아. 그동안 밤낮으로 빌었어. 왜 내가 아니라 네가 죽어야 했는지. 너만 살아 돌아올 수 있다면 난 백 번이고 죽어도 좋다고 생각 했어.”
말을 하며 서시혁이 그녀의 손발을 묶은 밧줄을 풀어주었다.
강수안은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럼 그 의사랑은…”
“의사 선생님이 네가 안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어. 그때 널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 그래서 널 다시 만나려고 내가 연기 해달라고 부탁 했어. 수안아, 처음부터 끝까지 난 너 밖에 없었어. 내 마음은 한번도 변한 적 없어.”
손발이 자유로워진 강수안도 서시혁을 꽉 끌어안았다.
“알아. 그동안 네가 얼마나 힘들게 지냈는지 다 알고 있어. 미안해, 시혁아. 내가 널 힘들게 했어.”
“다시 내 곁으로 돌아와 줄래? 난 정말 네가 없으면 안 돼.”
“난…”
강수안이 머뭇거렸다. 그동안 그에게 나쁜 짓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 서시혁이 조금도 신경 쓰지 않을 리 없었다.
“휠체어 타고 다니는 내가 싫어진 거야?”
“아니야. 그런 거 절대 아니야. 난 그저…”
강수안이 그의 옷자락을 꼭 쥐고 있었다. 그녀에겐 그의 제안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많았다. 서시혁은 또 어떻게 자신을 다시 받아줄 수 있을까?
서시혁이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네가 뭘 걱정하고 있는지 알아. 네가 날 속였지만 날 배신한 적은 없잖아. 요 몇 년간 널 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