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5장

차연준은 둘째 치고 염정훈도 요 며칠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지한이 그의 감시에서 벗어난 지 일주일이나 되었는데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지한의 정체를 알기 전까지 그에게 큰 악의는 없었다. 요 며칠 간 지한의 정체를 알아냈다. 지한과 지성은 쌍둥이 형제였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던 지한은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몸이었다. 한 스님이 점을 치길, 이 아이는 빛을 보면 안 되고 평생 절에서 수양하면서 재난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지씨 가문에서 도련님은 한 명 뿐이라고 공개했고 염정훈도 지한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진상정이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이상해요. 그때 그 스님이 두 아들 중 한 사람만 살아남는다고 했을 때 허약하고 잔병치레가 많았던 지한이 죽을 줄 알았는데 그의 형이 죽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어쩐지 그때 지성이 몰래 절에 자주 가더라니. 기도 올리러 가는 줄 알았는데 동생 보러 간 거였군요.” “그렇다면 지한은 자기 형이 대표님을 위해서 죽었다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으니 사모님한테 나쁜 짓을 할 수도 있을까요?” 누구도 단정할 수 없었다. 그 집 사람들도 지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지성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지씨 가문 사람들은 지한을 데려와 후계자로 키우려 했었다. 하지만 그들이 절에 갔을 때 지한은 이미 절을 떠나고 없었다. 그 뒤로는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예전부터 지성이 약골이라는 단어를 입에 자주 올렸는데 염정훈은 이제서야 그 약골이 지한이란 것을 알아챘다.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성과 지한의 형제애가 좋다는 것이다. 지성이 정말로 복수를 원했는지는 서정희에게 접근하면 알 수 있었다. 염정훈은 딱 한 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분명 자신의 아이를 이용해 손을 쓸 기회가 있었지만 지한은 아이를 해치치도 않고 자신을 위협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지한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염정한은 몰랐다. 그저 서정희와 아이들을 하루라도 빨리 되찾고 싶었다. 지한이 데려간 서정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