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능성을 생각하자 자양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아무튼 누가 한 짓이든 좌계훈은 이미 죽었다.
8급 성황급 수사의 죽음은 황천성지에 큰 타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당시 동해의 해변에 있을 때, 황천성지는 이미 9급 성황급 장로 한 명을 잃었다.
마공을 수련하면 내공이 빨리 상승할 수 있다. 정도 수사처럼 많은 것을 깨달아야 경지의 장벽을 깨뜨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8급 성황급 수사는 정도이든 마도이든 모두 최상급 강자에 속했다.
좌계훈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자양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겨서 그는 속이 뒤집힐 정도로 화가 났다.
“빌어먹을!”
천남을 침입하려던 계획이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성황급 장로 한 명까지 잃어서 자양은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서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좌계훈의 죽음이 이태호와 관련이 있든 없든 좌계훈은 천남에서 죽었기에 자양은 막무가내로 이태호가 한 짓이라는 단정을 지었다.
그는 속으로 구시렁대다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채욱에게 말했다.
“알겠네. 이만 물러가거라.”
그러고 나서 빠르게 백공궁전의 대전에 돌아가서 황천성지의 반선 노조인 청양에게 이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동시에 호뢰관 밖에서 치열하고 싸우고 있는 성지 제자들에게 30리 밖으로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맞은편에 있는 강택, 연장생, 유태양 등 9급 성황 경지의 세 사람들이 좌계훈이 죽은 소식을 알고 공격해오면 자양은 호도신병을 가지고 있더라도 혼자서 상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장 철수해서 나중에 이 상황을 다시 검토해 보기로 하였다.
호뢰관 밖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던 모든 황천성지의 제자들은 철수하라는 종주의 명령을 받았다.
호뢰관에서 몇 달 동안 있는 이들은 벌써 지쳐 있었다. 그래서 자양이 철수 명령을 내리자 이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눈 깜짝할 사이에 철수하였다.
...
호뢰관의 성벽에서 진법을 강화하고 있던 연장생 등은 수상한 점을 눈치챘다.
수많은 마수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물밀듯이 물러난 것이었다.
이에 연장생은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