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강현우가 누구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지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강오름이 이 사진을 보내라고 한 목적은 아마 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진을 가져다주러 갔던 사람은 이씨 가문의 회사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대형 트럭에 치여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는 차에서 튕겨 나가 도로 옆 잔디에 떨어졌다.
힘없이 사진을 툭 떨구었는데 사진에 붉은 피가 몇 방울 묻어 있었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려고 애썼지만 다리밖에 보이지 않았다.
가늘고 긴 손가락을 가진 누군가가 사진을 줍더니 천천히 차를 타고 사라져버렸다.
강오름은 계속 부하 직원의 보고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세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보고가 없었다.
그는 앞에 놓인 컵을 만지면서 싸늘하게 웃었다. 그 사진이 이진아의 손에 들어가는 걸 강현우가 두려워한다는 게 밝혀졌다.
원래는 한번 떠보려고 했을 뿐인데 그것이 정말로 강현우의 약점일 줄은 몰랐다.
...
이진아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현기태가 분노에 찬 표정으로 다가왔다.
“이진아!”
현기태가 독기와 원한이 가득 서린 눈빛으로 소리를 질렀다.
“어떻게 우리 예찬이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놓을 수 있어?”
‘아무리 싫어해도 그렇지, 어떻게 애 얼굴을 망칠 수 있어? 예찬이 연예인이란 말이야.’
이진아는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현예찬이 왜?’
현기태는 이가 부러질 정도로 바득바득 갈았다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지? 원래는 좋게 좋게 해결하려고 했는데 날 몰아세운 건 너야. 이진아, 두고 봐. 사람을 시켜 우리 예찬이 얼굴을 망치게 했으니 이도영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그에게 아들이라곤 현예찬 하나밖에 없었다. 소중한 아들이라 평소 끔찍이도 아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사람들이 현예찬을 발견했을 때 정신이 온전치 않았고 뭔가에 심하게 놀란 듯 이진아와 멀리해야 한다는 말만 계속 반복했다.
현기태의 두 눈에 핏발이 섰고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주먹을 휘두르고 싶은 충동을 애써 참았다. 그의 그런 눈빛에 이진아는 마음이 불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