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7화

“너 이진아 때문에 정신병원에 갔다며? 쯧쯧, 불쌍하긴 하네. 그년이 네 걱정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이년아, 너만 아니었으면 내 눈이 이렇게 되었을까?” 이수아는 고통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이 남자 진짜 미친 거 아니야? 분명 모른다고 했잖아!’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모르겠다고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천수는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차창에 거칠게 내리쳤다. “끝까지 쇼하게? 똑바로 생각해 봐!” 이수아는 공포에 질려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그녀는 끊임없이 살려달라고 외칠 뿐이었다. 차창에 여러 번 머리를 박은 후 잊고 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5년 전, 17살이었던 그녀는 같은 학교에 다니던 주천수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때 그녀는 이씨 가문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모두들 그녀가 이씨 가문에서 환영받지 못할 거라고 여기며 비웃었다. 주천수도 마찬가지였다. 노래방에서 만난 후, 그녀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자신과 함께 잘 살자고 했다. 그때 이수아는 이씨 가문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자들의 화려한 세상을 처음 접했고 물욕과 향락에 휩싸여 있었다. 그녀는 뼛속까지 열등감과 소심함에 차 있어서 주천수 앞에서는 감히 아무 말도 못 했다. 하여 주천수는 그녀가 이씨 가문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시골뜨기라고 여겼다. 그는 술에 평소의 몇 배에 달하는 약을 타서 이수아에게 마시라고 협박했다. 이수아는 룸에서 야유를 날리는 사람들을 참아가며 술을 마셨다. 곧이어 주천수가 팔을 휘두르며 다들 먼저 나가보라고 했다. 오늘 밤에 그녀를 무조건 범할 거라며 으름장까지 놓았다. 이수아는 필사적으로 애원했지만 소용없었다. 주천수가 손을 대려는 순간, 이진아가 나타났다. 너무나도 흐릿한 기억이지만 룸에 들어온 이진아의 얼굴이 매우 차가웠고 맥주병을 깨서 주천수의 눈에 찔렀던 것만 떠올랐다. 이수아는 그런 끔찍한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도 사악한 구석이 있지만 감히 이럴 엄두는 안 났다. 너무 놀란 그녀는 계속 비명만 질렀다. 너무 무서웠기에 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