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성격이 불같았다가 금방 풀리는 스타일이었고 다른 속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남에게 집안 사정을 모조리 털어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 형부랑 비슷해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운데 아무튼 엄청 잘생겼어요. 성격이 좀 별로일 뿐이에요.”
그러고는 이진아에게 다가가 반짝이는 눈빛으로 말했다.
“어머? 우리 같은 건물에 사네요? 몇 층에 살아요? 그쪽도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면 우리 앞으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어요. 자주 만나요.”
딱 봐도 응석받이로 자란 부잣집 딸이었다.
이진아는 이 아파트에서 박여진밖에 몰랐고 친구도 없었기에 망설임 없이 승낙한 후 바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여자는 떠나면서 부러진 손을 흔들었다.
“진아 씨, 그럼 나중에 봐요. 지금은 사촌 언니랑 밥 먹으러 가야 해서요.”
“그래요.”
이진아는 웃으며 대답하고 그녀가 떠나는 걸 지켜본 후에야 차에 올라 회사로 향했다.
현재 도윤기와 계약하긴 했지만 아직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재일 뿐이라 최소 1년 동안은 회사에서 실적을 쌓기 어려울 것이다.
하여 회사는 여전히 많은 주문이 필요했다.
요 며칠 회의하면서 이진아는 해야 할 말을 모두 했다. 이젠 임원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여 자신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주문을 확보해야 했고 대표인 이진아 역시 가장 앞에서 뛰어야 했다.
그녀는 최근 자료를 검토하다가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시선이 멈췄다.
이씨 가문 회사는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라 엔터테인먼트와는 전혀 관련이 없었지만 몇 년 전 이씨 가문 회사가 전성기를 누릴 때 연예인들을 홍보모델로 섭외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재명은 구시대적인 사람이라 모델 섭외에 큰돈을 쓰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돈을 가장 빨리 버는 업계를 뽑자면 단연 연예계일 것이다.
이 엔터테인먼트가 현재는 소규모지만 다행히 실력 좋은 매니저 예코가 있었다.
이진아가 이 회사를 주목한 이유는 예코가 대표와 사이가 틀어져서 개인 스튜디오를 설립했기에 현재 가장 필요한 게 돈이기 때문이었다.
이진아도 돈이 부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