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준은 옆에 서 있는 두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복잡한지 알지 못했다. 그의 눈이 반짝이더니 도자기 하나에 시선이 꽂혔다.
접시처럼 생긴 도자기였는데 투명하고 영롱했다. 소민준은 덥석 집어 들고 흔들었다.
그 모습에 의사가 안절부절못했다.
“아이고, 도련님. 이건 비취 접시예요.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거라 절대 깨드리시면 안 돼요.”
소민준은 비취가 뭔지도 몰랐지만 그냥 반짝반짝 빛나는 게 마음에 들었다.
“이걸로 할래, 형. 이거 줘.”
남자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그래. 챙길 거 챙기고 출발하자.”
소민준은 금세 기분이 좋아져 의사에게 건네주며 포장해달라고 했다.
의사는 아까워서 죽을 지경이었다.
‘이거 엄청 비싼 건데.’
하지만 큰 도련님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상 그도 뭐라 할 수 없었다.
소민준은 전용기에 오르자마자 흥분해서 자고 싶지 않았다.
옆에 앉은 남자는 여전히 성숙한 엘리트의 모습을 유지하며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었다.
심심해서 견딜 수 없었던 소민준이 화제를 꺼냈다.
“둘째 형은 언제 회암에 가?”
“둘째는 이미 갔어. 회암에서 만나기로 했어.”
소민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강윤석이 생일잔치를 성대하게 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올 거라고 했다.
“그럼 내 여동생도 잔치에 와?”
그 말에 남자는 멈칫했다. 연하국의 강씨 가문에서 그 여자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게다가 약물 때문에 지적 장애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만약 잔치에서 망신이라도 당한다면 그건 강씨 가문 전체가 망신을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아마 안 올 거야.”
“그럼 난 안 가고 싶어.”
남자가 컴퓨터를 덮자 옆에 있던 의사가 안대를 건넸다.
“원래도 갈 생각이 없었잖아.”
“맞아.”
소민준은 지금까지 파티에 참석한 적이 몇 번 없었다.
그동안 그 얄미운 녀석 대신 누명을 뒤집어쓴 바람에 모두 그가 나쁜 짓만 골라 하는 지적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여 같이 놀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그도 굳이 해명하려 들지 않았다. 어찌 됐든 큰형과 둘째 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