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아는 몇 분 동안 울다가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쌌다.
“요즘 맛있는 거 많이 해줄게요. 얼른 몸을 회복해야 해요. 전문가들이 하는 말 들었죠? 감정적으로 흥분하면 안 되고 무리한 힘을 써도 안 돼요. 현우 씨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저한테 말해요.”
그는 이진아의 손에 얼굴을 맡긴 채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몇 초 동안 바라보던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샤워하고 싶어.”
이진아는 서둘러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다.
물이 가득 차자 그녀는 그를 부축해 욕실 의자에 앉혔다.
강현우의 등 전체가 상처투성이였다.
복부의 상처는 전에 악화하였지만 이제 막 딱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수건을 욕조 물에 적셔 그의 피부를 조금씩 닦아주어야 했다.
등에 있는 흉측한 상처들을 보자 그녀는 또다시 눈가가 붉어지며 코를 훌쩍였다.
“현우 씨, 아니, 여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어떻게 하면 등에 성한 곳이 하나도 없을 수가 있는 걸까.’
그녀의 말에서 그 안에 담긴 걱정을 알아차린 강현우는 갑자기 이런 상처가 몇 번 더 생겨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익숙했다. 그때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고 혼자 어두운 곳에 숨어서 아픔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가 그렇게나 슬프게 울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괜찮아.”
이진아는 심호흡했다. 그동안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는지 묻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마주할 것이다.
그녀는 몸을 살짝 숙여 그의 어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는 온몸이 굳어졌다가 천천히 힘을 풀었다.
이진아는 그에게 샤워를 시키는 데 한 시간이 나 걸렸다.
그는 샤워하고 나서 세면대 앞에 서서 천천히 세수했다.
머리카락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그녀는 옆에 서서 하반신에 수건만 두른 그의 모습을 보았다.
팔을 들 때마다 탄탄한 근육이 움직이는 것도 보였다.
그녀는 슬쩍 쳐다봤다가 천천히 시선을 거두고 눈을 내리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