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0화

그는 고급 호텔로 따라갔다. 여자는 남자의 품에 안겨 떠보듯 묻고 있었다. “오빠가 예전에 타던 밴은 다 싸구려던데 요즘 갑자기 고급 차로 바꿨네? 혹시 여자 감독이랑 눈이 맞았어? 오빠, 잘나가게 되면 절대 나 잊으면 안 돼.” 유태범이라고 하는 이 남자는 예코와 협력하고 있는 남자 배우였다. 그녀의 남편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계약 기간은 6개월이었다. 그는 원래 성격이 꽤 순박했지만 최근 이 여자에게 꼬임에 빠졌다. 그가 차를 바꿨기 때문인데 그 차는 6억이나 했다. 물론 현재 그의 몸값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예코가 그에게 협력 선물로 준 것이었다. 그는 얼굴이 빨개진 채 옆에 서 있었고, 여자의 손은 그의 가슴을 타고 위로 올라왔다. “오빠, 왜 아무 말도 안 해? 혹시 혼자 몰래 다른 자원을 얻으러 간 거 아니야? 우리는 다 같은 곳에서 나왔는데 좋은 일은 함께 나누기로 했었잖아?” 말은 그렇게 하지만 유태범의 외모 때문에 그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었고, 게다가 이전 소속사와 분쟁도 있어서 요즘 많은 제작진이 그를 원하지 않았다. 예코가 제때 구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짐을 싸서 집에 돌아갔을 것이다. 그와 이 여자는 확실히 고향 친구였고 전에 촬영장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전에 여자는 한 회사 대표에게 아양을 떨며 촬영장에서 갑질을 했지만 곧 강자를 만나 연예계의 한 여자 부자에게 혼쭐이 나며 그 후 그 대표에게 버려졌다. 원래 인지도 조금 있었지만 최근 2년 동안 점점 더 형편없어져 이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신세가 되었다. 최근 여자는 그가 차를 바꾼 것을 보고 곧바로 다가왔다. 유태범은 마음속으로 조금 부끄러웠다. 아주 오래전에 그는 이 여자를 짝사랑했었다. 눈에 콩깍지가 쓰인 그는 지금 거절하기 어려웠다. 여자도 그 점을 알아차리고 그를 호텔로 데려왔다. 유태범은 그녀의 손을 잡고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야. 네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모두 깨끗하게 정리했어?” 여자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