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2화

의료팀 일은 유씨 가문의 어르신인 유정혁에게 여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전에 유정혁이 그녀의 체면을 봐서 이미 온씨 가문에 많은 상업 자원을 주셨는데 이번에 또 가면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다. 그녀는 유정혁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눈가가 붉어지던 예코는 등을 뒤로 기댔다. 유정혁은 온씨 집안에서 그녀를 가장 예뻐했고, 애초에 그가 이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그녀도 유씨 가문에 시집올 수 없었을 것이다. 당장은 정말 방법이 없었다. 체면을 내려놓고 의료팀 일을 여쭤봐야 했다. 그녀는 차를 몰고 유씨 가문 대저택으로 향했다. 밖에서 기다리다가 차를 세우니 마침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유정혁은 혼자 대저택에 사시는 것을 좋아했고 유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사를 나가서 밖에 있는 빌라에서 살고 있었다. 평소에는 오지 않다가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할 때만 대저택에 왔다. 유정혁은 그녀가 오는 것을 보고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 “예슬아, 방금 너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왔구나. 저녁은 먹었어? 빨리 와서 앉으렴.” 온예슬은 이렇게 온화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자 가슴에 무언가가 꽉 막힌 듯했다. 그녀가 처음 시집왔을 때 유정혁은 그녀에게 엄청나게 비싼 신혼집을 선물해주셨고, 그 후에도 계속 그녀에게 잘해주었다. 그녀는 갚을 길이 없는 이런 선물들을 계속 받기만 했는데 지금은 당연히 또 받아야 했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정혁은 곧 그녀에게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으면 솔직히 말해 보렴. 설마 네 아버지 쪽에서 또 괴롭히는 거야?” 온예슬은 입술을 깨물다가 눈가가 붉어지며 말했다. “할아버지, 제가...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이 너무 과하다는 것을 알아요. 의료팀 쪽에서 더 높은 권한을 얻어 특효약을 연구해야 하고, 특효약을 연구하는 데 반년이나 걸린다고 해요. 현재 연구실 윗분들만이 연구할 수 있다고 해요. 아버지께 그런 권한이 있는데 아버지는 유씨 가문에서 일부 사업 자원을 내놓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