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1화
이진아는 이유 없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몇 초간 망설이다가 겨우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상대도 뭔가에 한창 바쁜 듯, 잡음 사이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이 서류는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강현우는 상대의 말을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히 그녀에게 물었다.
“혹시 미얀마에 있는 노현성 씨야?”
이진아는 짧게 대답했다.
“네. 오빠한테 물어봤는데 꽤 실력 있는 사람 같아요. 제가 상대하면 아마 손해 볼 것 같고요.”
강현우는 눈앞의 자료를 밀어놓으며 말했다.
“대체 어떻게 얽힌 건지, 처음부터 말해봐.”
이진아는 한윤희와 관련된 일을 처음부터 설명했고 조심스럽게 드는 의심을 털어놓았다.
“전 한윤채 씨가 절 함정에 빠뜨린 거라고 생각지만 노현성 씨가 한씨 가문이랑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강현우는 무심하게 서류에 사인을 이어가며 대답했다.
“예전에 노현성 씨가 한윤희 씨를 미친 듯이 쫓아다녔지. 칼끝을 핥으며 사는 사내가 진심을 품으면 그 마음은 상상을 초월해. 내가 듣기론 예전에 한윤희 씨가 노현성 씨를 구해준 적이 있대. 그때 본인 목숨도 거의 잃을 뻔하면서 말이야.”
순진하기 짝이 없는 여자였다.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남자를 위해 목숨을 걸었으니.
그러니 그런 모습이 노현성 같은 사람의 마음에 깊이 남을 만도 했다.
곧, 이진아는 낮게 속삭였다.
“여보,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그 물음에 강현우의 펜 끝이 멈췄다.
“노현성 씨가 전에 나한테 진 빚이 하나 있어. 만약 이 일이 너와는 무관하다면 그걸 빌미로 내가 며칠 시간을 벌어줄 수도 있겠지. 진실을 찾을 때까지 말이야. 진아야, 노현성 씨와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마. 그 사람은 열 몇 개나 되는 나라에서 지명수배 중인 남자야. 잔혹하기로 악명이 높아. 다만 한윤희 씨만은 예외였을 뿐이야.”
강현우조차 이렇게 평가하는 사람이라면 노현성이라는 남자는 정말 쉽지 않은 존재임은 분명했다.
이내 이진아의 뇌리에 한윤희가 떠올랐다.
그토록 깨끗하고 순수한 여자가 이 험한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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