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지헌 씨가 자금 세탁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겠네? 뭐지? 지헌 씨의 약점을 잡고 결정타를 날리려는 건가? 아니면 그냥 묵인하는 건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하나야, 넌 내가 직접 고른 우리 가문 며느리야. 네가 억울한 일 당하지 않게 잘할 테니까 걱정말고 푹 쉬어. 그 자식 혼내는 건 나한테 맡기고.”
통화를 마친 뒤에도 강하나의 손은 여전히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박정재은 두 사람의 이혼을 원하지 않기에 이런 상황에서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 목적이 정말 인간적으로 그녀가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며느리로서 그녀가 가진 가치를 잃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지헌 씨가 이혼을 거부하는 것도 같은 이유겠지. 그게 아니면 내 앞에선 온갖 불쌍한 척 다해놓고 그 여자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을 테니까. 이대론 안 돼. 최대한 빨리 이혼해야 해...’
잠시 후, 택시가 별장 앞에 멈춰 서고 택시 기사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밖을 내다보며 물었다.
“정말 여기 사십니까?”
‘이렇게 큰 별장이라면... 몇백억은 하겠지? 게다가 인테리어에 관리비는 또 얼마일 거야. 부자들은 뭐가 달라도 달라.’
평소라면 대충 대답이라도 했겠지만 지금은 도저히 장단을 맞춰줄 기분이 아니었던지라 강하나는 대충 금액을 결제한 뒤 택시에서 내렸다.
하지만 그녀의 뒤를 따라 내리는 단정우를 발견하곤 눈이 휘둥그레졌다.
“왜... 내려요?”
“시간이 너무 늦었잖아요. 지금 집 가면 새벽 1시는 넘을걸요? 여기서 하룻밤만 묵으면 안 될까요?”
‘갑자기? 여기서?’
단정우를 빤히 바라보던 강하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 걱정해서 이러는 거 아는데 나 괜찮아요. 그러니까 집에 가요.”
“아니... 정말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래요. 외간 남자를 집에 들이는 게 신경 쓰이는 거면 연우 씨도 오거스트도 다 불러요.”
‘지금 하나 씨를 혼자 둘 순 없어.’
설령 그녀의 곁을 지킬 수 없다고 해도, 그저 같은 공간에 누군가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