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화

“그럼, 실례했어요.” 연청의 갑작스러운 인사에 서지수는 고개를 갸웃했다. ‘질문이 겨우 이거였어?’ 서지수가 먼저 말했다. “저희 연락처라도 교환할까요? 궁금한 거 생기면 메시지로 물어보면 돼요. 굳이 여기까지 안 와도 되고요.” “좋아요.” 청은 흔쾌히 동의했고, 두 사람은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연청이 돌아간 뒤 서지수는 소채윤에게 전화를 걸어 시간이 되면 같이 어딘가 가 줄 수 있느냐고 묻었다. 소채윤은 한 치 망설임도 없이 곧장 달려왔다. 30분 후. 서지수는 허지영이 보내 준 주소를 따라 경주로 3길 근처로 차를 몰았고, 교차로를 돌아 별장 구역으로 들어서는 순간 잠시 멍해졌다. ‘설마 별장이었을 줄은... 엄마가 얼마나 부자였던 걸까?’ “여기가 6호야.” 소채윤은 6호 별장 앞에 차를 세우고 꽉 닫힌 대문을 바라봤다. “정말 너희 어머니 집 맞아?” “이모 말로는 그래.” “그럼 맞는 거지!” 둘은 함께 차에서 내렸다. 서지수가 인터폰 버튼을 누르자 기계음이 곧바로 울렸다. “아가씨, 어서 오세요.” 곧이어 대문이 열리며 심플한 거실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와, 이모 진짜 부자였네.” 소채윤이 감탄했다. “이런 집이 있는데 굳이 월세 살 필요 있었어? 그냥 여기 들어와 살지.” “나도 몰랐어...” 서지수는 멋쩍게 웃었다. 서수민은 과거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고, 서지수도 굳이 캐묻지 않았다. 허지영이 서지수가 월세를 산다는 걸 몰랐으니 이 집 얘기를 꺼낼 기회도 없었던 셈이다. “어서 들어가 보자.” 소채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서지수를 이끌었다. 서지수는 그녀와 함께 안으로 발을 들였다. 2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약간 오래됐을 뿐 촌스럽지 않은 인테리어를 보고 있자니 허지영의 말이 점점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참 신비로웠다. 엄마는 정말 부자였다. 그리고... 엄마는 조금 운이 없었다. 별장은 총 네 층이었다. 지하 1층은 짐과 운동 시설을 쌓아 둔 공간, 위로는 3층짜리 생활 공간이었다. 서지수는 계단을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