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수는 시선을 돌려 더 이상 보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진수혁이 전화를 받을지 말지에 대한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생각이 막 떠오른 순간 진수혁은 이미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엄마가 왔어."
소유리의 목소리는 감정 기복이 심했다.
"날 집으로 데려간대. 결혼하라고 강요하면서 때리고 욕하고 있어. 언제 와서 처리해 줄 거야?"
진수혁은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힘껏 움켜쥐었다.
그리고선 입술을 깨물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내가 지금 바로 사람을 보낼게."
"날 돌보겠다고 약속했으면 직접 와야지. 왜 다른 사람을 보내?"
소유리는 더 이상 연기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온전히 드러냈다.
“만약 그 사람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수혁 씨가 날 돌보지 않은 거야. 나랑 한 약속을 어긴 거라고. 알겠어?”
간단한 한마디에 진수혁의 깊은 눈은 더욱 어두워졌다.
진수혁의 이런 모습을 보며 서지수는 그가 높은 확률로 소유리의 일을 처리하러 갈 것임을 알고 스스로 차 문을 열었다.
"사람 불러서 청운재까지만 데려다줘. 거기서부터는 내가 택시 타고 갈게."
진수혁의 어두운 눈동자는 서지수를 향했으나 그 어떤 설명과 반박도 없었다.
"육씨 가문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줘."
진수혁은 집사에게 지시했다.
"알겠습니다."
집사가 답했다.
서지수는 차 문을 닫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사의 차로 걸어갔다.
진수혁은 그녀가 차에 타서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에야 소유리에게 말했다.
"지금 어디야?"
"푸른 별장."
소유리가 대답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은 그녀는 자신이 진수혁과 서지수 사이를 방해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고 오직 복수에 성공했다는 쾌감만 느꼈다.
진수혁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알았어."
그는 운전기사에게 푸른 별장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가는 길에 진수혁은 강현서에게 전화를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소유리의 모든 인간관계를 조사해 봐. 가족,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