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대표님 아내분이시라고요?”
의외라는 듯이 묻는 방기석의 말에 성시후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
“무슨 문제 있어요?”
“아니요.”
방기석은 성시후가 품에 안고 있는 사람이 그의 애인이라고 생각했지 아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뜻밖이었지만 겉으로 티를 낼 수가 없어 방기석은 서둘러 그녀들을 옆 룸으로 안내했다.
주연아가 자리를 뜨려고 하자 성시후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
“주연아 씨도 남아서 같이 식사하세요. 방 대표님이 준비해 뒀어요.”
주연아는 자신이 그들과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성시후가 남으라고 하자 자신에게 무슨 할 말이 남아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옆 룸으로 들어갔다.
방기석은 안절부절못하며 성시후를 바라보았다.
“오늘 밤은 제가 대접을 제대로 못했어요. 그렇지만 경찰에 신고하는 건 저희 호텔 이미지에 좋지 않아서 다른 해결 방법이 없을까요?”
“방 대표님의 체면을 생각해서 제가 불구가 돼도 경찰에 신고하면 안 되겠군요.”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성 대표님이 어디 다치신 곳이 있다면 호텔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경찰을 불러서 처리해야죠.”
성시후는 입꼬리를 올리며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방기석을 주시했다.
“방 대표님의 걱정 덕분에 전 괜찮아요. 일도 처리하기 쉬워요. 오늘 이 룸에서 쓴 금액이 얼마인지 계산해서 양태호 씨가 지불하게 하세요.”
마음 졸이고 있던 양태호를 포함한 룸 안의 사람들이 성시후의 말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방기석은 오늘부로 자신의 인생에 마침표를 찍게 되는 줄 알았다.
이제 보니, 성시후는 혜성 그룹 대표로서 배포도 넓고 패기도 있으며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인 것 같았다.
테이블에 놓인 음식들을 살펴본 방기석은 룸에서 가장 초라한 모습의 사람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양태호 씨, 오늘 지불해야 할 금액은 4백만 원입니다. 계산해 주세요.”
“뭐요? 4백만 원?”
“고작 음식 몇 가지에 4백만 원?”
“여기 불법 가게 아니야?”
제각기 떠드는 사람들 속에서 방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