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운주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낙청연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게 좋을 것이오.”
엄내심은 웃었다. 그녀는 갑자기 어떠한 생각이 들었다.
“5황자는 낙청연을 아주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낙청연이 마음에 둔 사람은 섭정왕이군요.”
“5황자가 이렇게 자신을 숨기는 건 뭔가 목적이 있는 거겠지요. 저와 연합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권력을 손에 넣게 된다면 전 제가 원하는 것을 얻고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어떻습니까?”
그녀가 원하는 건 당연하게도 지고지상의 권력과 지위다.
엄내심은 어릴 때부터 통제당하는 삶을 살았고 태어날 때부터 가문의 도구로 살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이 전혀 달갑지 않았다.
태후와 그녀의 아버지가 죽기를 기다린다면 그녀의 청춘이 다 지나갈 것이니 의미가 없었다.
그동안 참았던 걸로 충분했다. 앞으로 그녀는 다른 이들에게 통제당하지 않고 반대로 다른 이들을 통제하는 삶을 살 생각이다.
엄내심은 타인의 생명을 통제하는 감각을 즐겼다.
부운주는 미간을 구기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난 관심 없소.”
“아니, 관심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참아왔는데 억울하지 않습니까?”
“분명 당신이 먼저 낙청연을 좋아하게 됐는데 왜 낙청연은 부진환과 함께 평생을 살아야 합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낙청연이 부진환과 은애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나지 않습니까? 저였으면 정말 힘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만약 부진환이 또 낙청연을 이용하는 거면 어찌합니까?”
“다들 알다시피 부진환은 낙월영을 몹시 사랑합니다.”
엄내심의 말은 부운주가 오랫동안 억누르고 있던 화를 불러일으켰다.
“그만!”
“경고하는데 낙청연에게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 것이오.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한다면 죽여버리겠소!”
말을 마친 뒤 부운주는 화를 내면서 떠났다.
그러나 엄내심은 전혀 화가 나지 않았고 오히려 의기양양하게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낙청연의 뒤를 밟으면서 뜻밖의 수확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엄내심은 곧바로 그를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