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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8화

조영순과 염군, 그리고 염민우는 오전에 회사에 가면서 가정부들에게 아무도 엄혜정을 깨우지 말라고 했다. ‘아침은 먹지 않아도 별일 없지만 잠을 잘 자지 못하면 기분에 영향 끼치니까. 충분히 자게 하고 오후에 쇼핑하러 가면 우리 보배 딸에게 예쁜 옷을 사줘야지.’ 하지만 엄혜정이 점심까지 잘 줄은 몰랐다. 그 모습을 본 채수명 아주머니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품이 안 좋을 뿐만 아니라 게으르기까지 하다니. 이런 사람도 염씨 가문의 사람이 될 자격이 있어? 우리 큰 아가씨와 천지 차이구먼.’ 엄혜정은 채수명 아주머니의 안색이 좋지 않아도 상관하지 않았다. 그녀도 채수명 아주머니가 염정은을 예뻐한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염정은의 자리를 차지했다고 생각하니 불쾌할 만도 하지. 게다가 저번에 충돌까지 일어났으니 속으로 얼마나 날 욕하겠어.’ 염정은과 염민우는 점심에 돌아와서 밥을 먹었다. 염군은 바빠서 돌아오지 않았다. 엄혜정은 쇼핑을 하는데 너무 많은 사람을 동원한다고 생각해 차에서 조영순에게 말했다. “나랑 엄마가 쇼핑하는데 민우는 굳이 따라갈 필요 없어요.” “민우가 기어코 따라가겠다고 한 거야. 누나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조영순은 아들을 비웃었다. “엄마, 그러시는 게 어디 있어요?” 염민우는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알았어, 말 안 할게. 너 부끄러워하는 거 알아.” 조영순이 말했다. “…….” 염민우는 억울했다. 그는 자신이 집에서의 지위가 나날이 나빠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엄마와 누나가 서로 마주보며 웃는 모습을 보면 이런 느낌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기억이 있을 때부터 그는 엄마가 이렇게 기뻐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지금은 회사에서 아무리 바빠도 그녀의 기분이 좋다는 걸 알 수 있다. 심지어 비서에게 월급까지 인상해 줬다. 세인시의 번화가에는 가장 비싼 명품 매장과 부자 손님들이 몰려 있었다. 몸값이 1억 이하인 사람은 부끄러워서 여기에서 어슬렁거리지도 못했다. 적어도 예전의 엄혜정은 여기에 오지 않았을 것이었다. 사치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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