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돌리기도 전에 선희가 달려들더니 매 발톱 같은 손가락으로 원유희의 급소를 공격했다.
원유희는 몸을 낮추고 손을 뻗어 선희의 팔을 지나 선희의 턱을 공격하고 목을 졸랐다.
그리고 몸을 돌려 나무에 내팽개쳤다. 그러자 펑하는 소리와 함께 나뭇가지의 푸른 잎이 진동에 의해 떨어져 원유희와 선희의 얼굴에 스치고 곁에 떨어져 분위기가 칼날처럼 살벌했다.
“난 널 죽이고 싶지 않아…….”
원유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특히 선희의 목을 잡고 있는 손을 심하게 떨었다.
“그럼…… 그럼 날 풀어줘. 우리 각자 다른 사냥감을 찾으러 가자…….”
선희가 애걸했다.
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고 눈빛이 냉혈 해지더니 손에 대나무가지를 쥐고 선희의 관자놀이에 꽂았다.
그러자 선희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죽었다.
원유희는 선희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놓고 땅에 주저앉아 눈을 부릅뜬 채 죽은 선희를 보고 놀라서 뒤로 물러서며 손에 피와 뇌장이 묻은 꼬챙이를 땅에 던졌다.
아침 일출이 바다 위에 쏟아졌다.
원유희는 모래사장에 얼마나 앉아있었는지 몰랐다. 해가 뜨자 원유희는 빛을 견디지 못하고 시선을 떨구었다.
원유희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사람인 것 같았다.
‘난 이런 아름다운 경치를 볼 자격도 없는 사람이야.’
뒤에서 가벼운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지만 원유희는 움직이지 않았다.
한 손이 원유희의 어깨에 살짝 놓이자 원유희는 움직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말을 하지 않아도 자신을 위로하려는 것인지 알기 때문이었다.
원유희는 해면을 바라보며 물었다.
“만약에 내가 만난 사람이 너였다면 넌 나를 죽였을까?”
유미는 말을 하지 않고 다가가 뒤에서 원유희를 안고 얼굴을 원유희의 목 뒤에 대고 맥박을 느꼈다.
원유희는 유미가 대답하지 않자 더 이상 묻지 않고 자기가 너무 감정적으로 굴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아무도 미래를 예지할 수는 없었다.
‘우리 중 한 명이 다른 사람 손에 죽는다면 선택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냥 운명에 맡기는 것도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