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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서규영이 천천히 손을 들어 문 쪽을 향해 흔들었다. “여기야, 오빠.” 그리고 옆에 앉은 소미라를 향해 물었다. “내 남편이 앉을 자리 하나만 더 내줄 수 있어?” 소미라는 놀란 얼굴로 허둥지둥 대답했다. “그, 그럼 당연하지.” 곧 웨이터가 서규영 옆에 의자 하나를 가져다 놓았다. 그 순간, 네 개의 테이블로 나뉘어 있던 룸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해졌다. 모든 시선이 고태빈과 박시형에게로 쏠렸다. 팽팽한 공기는 마치 총성 하나만 울려도 터질 것 같은 보이지 않는 전쟁터를 연상시켰다. 그때, 침묵을 먼저 깬 건 박시형이었다. 그는 서규영 앞에 놓인 새우 접시를 힐끗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너, 해산물 알레르기 있잖아. 그런데 새우 먹었어?” 서규영은 곧바로 그의 의도를 알아챘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는 둘만의 익숙한 감각이었다. “안 먹었어. 이거, 오빠가 먹어.” 박시형의 입가에 미묘한 미소가 번졌다. “내가 먹어도 좀 있으면 또 너한테 알레르기 생길 거잖아.” 그 짧은 대화에 사람들은 순간 멍해졌다. 그리고 한 박자 늦게 의미를 깨닫자 여자들의 얼굴이 일제히 붉게 물들었다. 박시형이 너무 잘생겨서였을까, 아니면 그에게서 풍기는 거침없으면서도 품격 있는 아우라 때문이었을까. 그가 자리에 앉자마자 공간의 분위기는 단숨에 바뀌었다. 고태빈은 그제야 깨달았다. 박시형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심지어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아도 그저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모든 시선을 휩쓸어버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수다스럽던 여자들도 하나같이 조용해지더니 조심스레 그를 두세 번 흘끗 바라봤다. ‘너무 잘생겼잖아...’ 그녀들의 눈에는 서규영과 박시형이 훨씬 더 잘 어울려 보였다. “규영아, 너 해산물 알레르기 있다며? 근데... 누구는 그걸 모르는가 보네?” “근데 너랑 네 남편은 어떻게 만난 거야? 남편분... 혹시 친구 많아?” 반대로 남자들의 표정은 모두 씁쓸했다. ‘역시 이 세상은 외모지상주의라니까.’ 장우현은 고태빈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걸 단번에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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