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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장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

“안후 그룹 변호사들을 모두 제 동문이자 친구들이에요. 그리고 전에 얘기를 들어보면 안 대표님과도 사이가 꽤 좋은 것 같았어요.” 조민환의 난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대표님의 지분을 뺏기 위해 협박까지 하다니 아마도 안 대표님을 포기할 생각인가 봐요.” “한씨 가문 정말 대단하네요. 하긴 어르신은 절대로 정치가나 사업가들과 정면으로 충돌을 일으킨 적이 없어요. 이러는 것도 안 대표님을 포기해서라도 회사를 지키려는 생각이겠죠.” “오빠를 포기하고 회사를 지킨다고요? 오빠가 없다면 안후 그룹도 전과 같지는 않을 거예요.” 내가 이렇게 당당한 이유는 안씨 가문에는 더는 마땅한 후계자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안민혁 위에 그보다 더 쓸모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대학생인 안민혁이 안씨 가문 후계자 자리에 오르는 일도 없었겠지. 그리고 안민혁이 구치소에 수감된 지금 역시 마땅한 사람이 없기에 내가 임시 대표 자리를 맡고 있는 거다. 안후 그룹 프로젝트 몇 개에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도 프로젝트 진행 후 일이 년 정도 시간이 지나야 눈에 띄는 문제다. 그때가 되면 안후 그룹에는 이미 새 후계자가 취임했을 것이고 프로젝트에 문제가 있으면 모두 전 임시 대표였던 나한테 덮어씌우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단단히 잘못 생각했다. 이제 나는 대표 자리에서 자진사퇴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결책도 하지않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나올까? 조민환은 나를 바라보며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희주 씨가 안씨 가문 사람들을 증오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안후 그룹은 안 대표님의 피와 땀으로 이룬 회사예요.” “희주 씨가 중심을 잡아주지 않으면 안씨 가문은 점점 흐트러질 거예요.” “상관없어요. 어차피 안씨 가문 내부는 이미 진작 썩어 망가졌으니까요.” 나는 두 눈을 감고 살며시 의자에 기대앉았다. 하지만 내 머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맑았다. 지금 상황은 이미 명백해졌다. 이 모든 사건의 배후는 한재민이고 심지어 그는 안민혁이 자신의 친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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