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밖에서 손효정이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안으로 쳐들어올 용기는 없는 듯했다. 어쨌든 그녀는 진짜 안씨 가문 아가씨는 아니었으니까.
모든 일이 까발려지면, 손효정은 일자리마저 잃게 될 거다.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와 보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 가게 포장지가 보였다.
손효정은 그걸 동료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가 다가오자 거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
“아까 우리 오... 안 대표님이 다녀갔어요. 이건 여러분들 드시라고 사 온 디저트예요.”
나와 안소연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안소연의 눈에도 나처럼 의아함이 담겨 있었다.
안민혁이 디저트를 사와서 손효정보고 나눠주라고 했다고?
이건 손효정 기를 살려주겠다는 뜻 아닌가?
레노의 표정은 더욱 공손해졌다.
“역시 효정 씨, 정말 대단해요. 안 대표님이 직접 디저트까지 사 오고. 정말 영광이에요. 난 또 안 대표님이 업무 시찰 나온 줄 알고 깜짝 놀랐지 뭐예요.”
레노는 아첨하는 얼굴로 싱긋 웃었다. 다른 직원들 역시 그와 다를 바 없었다.
손효정은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디저트 2개를 도로 주머니 안에 담고는 나와 안소연을 바라봤다.
“미안해요. 이건 오빠가 나더러 집에 가져가 먹으라고 했거든요. 설마 삐지고 그러는 건 아니죠?”
안소연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안민혁에게 전화하려는 모양이었지만 전화는 꺼져 있어 화를 내며 전화를 끊고 뾰로통해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제야 폰을 꺼낸 나는 안민혁이 1시간 전 보낸 카톡 문자를 확인했다.
[나 스턴국에 다녀올 거야. 프로젝트 건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데, 곧 돌아갈게.]
[네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를 주문했는데 많이 먹어. 너 너무 말랐어. 돌아가서 밥 해줄게.]
나는 고개를 들어 손효정 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손효정은 턱을 살짝 쳐들었다.
“뭘 봐요? 케익 먹고 싶어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많이 먹어요.”
앞으로 먹을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손효정이 이토록 우리를 배척하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