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혁과 안소연의 생각은 같았다. 배진욱과 협력하지 않더라도 나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마냥 이기적일 수는 없었다.
배진욱이 나를 대상으로 한다고 해도 내 목숨을 빼앗을 수는 없었다.
기껏 해 이익을 좀 더 얻고 싶은 것일 수도 있었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었다.
배진욱이 에덴국에 오자마자 안후 그룹과 대결을 시작하는 것만 봐도 목적이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안씨 가문이 유씨 가문과 사이가 안 좋아졌다는 걸 알면서도 유선영을 도우려 했고, 또 안씨 가문도 이 프로젝트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그렉 그룹과 협력하기로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안후 그룹에 프로젝트를 가져온 이유는 무엇일까?
배진욱은 항상 목적 있는 사람이었고 그 목적을 쉽게 추측할 수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뒤틀린 것 같아 그의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다음날 디오가 회사에 와서 나쁜 소식을 전했다.
“로아 씨 전남편 정말 대단하던데요? 전문적인 팀이 있는 것도 모자라 자금도 적지 않던데요? 저희가 이 프로젝트를 따내려면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전까지만 해도 저희가 가장 유리했는데 말이에요. 저희 외할아버지가 슬쩍 알아봤는데 정부 쪽에서도 그렉 그룹을 더 선호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이제 어떡해요?”
그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미친 듯이 불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기죽은 모습이었다.
“롤스 그룹은 오래된 기업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활약이 없어 사실 정부와의 관계도 그리 좋지 않아요. 저희가 정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하면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 로아 씨, 전 남편이란 잘 이야기해 보는 거 어때요? 로아 씨를 노리고 있는 것 같은데.”
디오는 내 신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배진욱과의 일도 조사한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배진욱을 평생 만나고 싶지 않은 나로서 주동적으로 그를 찾아갈 수는 없었다.
나는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