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결혼 자체가 실수로 시작된 거였고 각자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주제는 두 사람에게 아직 다소 민감한 부분이었다
그러니 이렇게 예민하고 특수한 상황에서의 결혼은 대개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이 창문을 뚫고 나가는 순간을 맞닥뜨리기 위해선 큰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안이서의 집안 문제는 연준호가 만약 손을 떼겠다고 하거나 혹은 이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하면 그녀는 집착하지 않고 기꺼이 이혼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연준호는 안이서를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가 원하기만 하면 절대 이혼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쯤 되니 안이서는 차라리 두 사람이 솔직하게 모든 걸 털어놓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더 지날수록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워질 테니까.
“내가 말했잖아. 우리가 잘 맞고 네가 다른 계획이 없다면 결혼 생활을 계속 이어 나가는 건 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연준호는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하지만 외도를 포함하진 않아.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지?”
“네, 알아요. 바람피운 이유로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거잖아요.”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나 싶어 안이서 스스로도 후회했다.
역시나 연준호의 얼굴이 굳어졌다.
확실히 연민철과 백지효가 말했던 게 맞았다. 연준호와 안이서는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르는 상태라 이제부터라도 잘 맞춰가야 했다.
“내 말은 우리 좀 더 지내보고 계속 맞지 않다고 느낀다면 언제든 이혼할 수 있다는 거야.”
이 순간 연준호는 순진한 안이서에게 말을 돌리지 않고 직접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아, 알겠어요!”
안이서는 마침내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백지효가 했던 먼저 잠자리를 가져야 한다는 말과 연준호처럼 잘생기고 돈도 많은 남자라면 언제든 다른 여자들이 탐낼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이런 생각이 들자 안이서는 갑자기 연준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준호 씨, 만약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어쩔 건데요? 그땐 어떻게 해요?”
‘응?’
연준호는 잠시 멍해졌다.
‘좋아하는 여자?’
그는 서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