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현은 마지막 순간 방심을 했기에 크리스 버은에게 당했다.
임동현은 후회막심한 심정으로 공중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오늘은 그가 겪어본 가장 힘든 전투였다.
그때 모세매튜와 전투를 벌였을 때도 이렇게는 힘들지 않았었다.
결국 한 번의 실수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만약 그가 경계를 늦추지 않았더라면 불필요한 상처가 나는 것을 피면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는 아직 실질적인 정신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 일로 임동현은 깨달은 것이 있었다.
전투 중에서 언제 어디서든 적수가 죽지 않았다면 절대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적이 죽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니면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자신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는 반드시 조심해야 해.’
임동현이 다짐했다.
크리스 버은도 젊은 얼굴의 임동현을 보고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가 반보초신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는 거의 백 살이 다 되었는데 스무 살 남짓한 임동현이 벌써 그 경지에 이르렀다니 실로 믿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그는 자신이 깊은 잠에서 깨어난 것도 세계를 구하라는 하늘의 뜻인 줄 알았다.
재난을 무사히 넘기면 어쩌면 그는 첫 번째 초신급 경지에 이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진정한 초신급 경지에 이르러야만 썩어가던 그의 몸은 다시 생기를 얻어 수명도 연장시킬 수 있었다.
이번은 그가 초신급 경지에 이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하지만 은면의 정체를 알게 된 그는 임동현이야말로 이 시대 진정한 풍운아라는 걸 깨달았다.
크리스 버은의 안색은 순간 어두워졌다.
이 세상의 주인공이 줄곧 자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임동현이 성장하는 데 도움 줄 발판 정도밖에 더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막연한 기대가 실망감으로 변하고 말았다.
자괴감에 크리스 버은의 숨결도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그는 더 싸우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계속 싸워도 결국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한창나이인 임동현은 방금 심한 타격을 받고도 짧은 시간 내에 바로 회복되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