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내 몸 하나 가누기 힘들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억센 팔로 내 허리를 감싼 박윤성은 내 고함에도 신경 쓰지 않고 나를 차 안에 밀어 넣었다. 나는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화를 냈다.
“박윤성, 너 뭔데.”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윤성이 차에 올라 문을 쾅 닫더니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는 나를 힘껏 시트에 눌렀다. 박윤성은 키가 크고 다리가 길었기에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컬리넌도 지금은 좁아 보였다. 박윤성의 눈빛은 나를 향해 있었지만 기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운전해.”
“네.”
기사가 오직 앞만 바라보며 아무 표정 없이 가리개를 올려 앞좌석과 뒷좌석을 갈라놓았다. 숨을 힘껏 들이쉰 나는 애써 박윤성을 밀어내려 했다.
“이거 놔.”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나는 애써 차분함을 유지하며 박윤성을 올려다봤다. 박윤성이 내 두 팔을 위로 올려 고정하더니 어두운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마지막으로 물을게. 그 방에 가서 뭐 했어?”
“상관없잖아.”
박윤성이 내 턱을 부여잡아 머리를 들어 올리며 억지로 눈빛을 마주했다.
“고인우가 첫사랑을 깨부쉈어.”
“그래서?”
박윤성이 갈라진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더니 내 귀를 살짝 깨물었다.
“조금도 원망하지 않는 거야?”
“내가 왜 원망해야 하지? 선물했으면 그만인데.”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선물한다 해도 나는 불만 없어.”
박윤성이 내 귀를 더 세게 깨물자 나는 너무 아파 눈물이 핑 돌았고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박윤성,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너한테 선물한 술인데 그렇게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준다고?”
“내 기억이 맞다면 내가 직접 만든 술일 텐데.”
기억은 나지 않지만 소은하가 말해준 적 있었다. 대부분 술은 박윤성이 직접 가르쳤고 박윤성이 선생님인 건 맞지만 첫사랑은 내 작품이라고 말이다. 그러니 어떻게 처리하든 내가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다. 박윤성이 차갑게 웃었다.
“토사구팽이네. 난 그런 거 가르친 적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