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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허소원은 오래 머물지 않고 쿠키를 받은 뒤 바로 자리를 떴다. 박은성은 허소원이 돌아간 직후 곧장 방으로 달려가, 소중히 손에 쥐고 있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봉투에 담았다. 며칠 전부터 기회를 엿보다가 오늘 밤 드디어 허소원의 머리카락을 손에 넣은 것이다. ‘이제 친자 확인 검사를 할 수 있어!’ 가슴이 벅차오르고,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제발 이모가 내 엄마였으면 좋겠어...’ 다음 날 아침, 어린이집에 가기 위해 차에 오른 박은성은 기사 이제만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아빠 눈이 너무 걱정돼서 어린이집 가기 전에, 원래 다니던 병원에 잠깐 들르면 안 될까요?” “당연히 되죠. 도련님이 그렇게 걱정되시면 바로 가야죠.” “근데... 아빠한테는 비밀이에요. 비밀 지켜주세요.” “알겠어요, 절대 말하지 않을게요.” 기사는 그저 아이가 아빠의 건강을 걱정하는 줄로만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병원에 도착한 박은성은 곧장 원장실로 향했고, 자신이 준비한 두 개의 머리카락 봉투를 꺼냈다. “원장님, 부탁드릴 게 있어요. 이 두 가닥 머리카락으로 DNA 검사를 해주세요. 친자 관계인지 확인하고 싶어요.” “DNA 검사?” 병원장은 박은성을 알아보고, 잠시 놀란 눈으로 머리카락을 내려다보았다. “이건 아빠 친구가 부탁한 일이고 제가 대신 가져다드리는 거예요. 꼭 비밀로 해주셔야 해요.” “알겠어요, 작은 도련님. 우리 병원은 고객 정보 비밀을 철저하게 지키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병원장은 박씨 가문의 후원을 생각해서라도 박태진 아들의 부탁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게다가 어린 은성이 부탁하는 모습이 너무도 진지해 보여 의심할 이유도 없었다. 모든 걸 병원장에게 맡기고 난 박은성은 비로소 마음을 놓고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그러다 보니 박태진은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같은 시간, 박태진은 집에서 온라인 회의를 연달아 소화하며 오전 내내 바쁜 시간을 보냈고, 점심시간이 다가와서야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식사 시간이 되자 송연희가 찾아왔다. 송연희는 아들 박태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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