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은 아침 일찍 회사에 나갔다. 오후에 소은정과 함께 있으려고 미리 일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소찬식은 아직도 자고 있는 소은해를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저 밖에서 문을 두드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잠시 후, 소은해가 두 눈을 비비며 내려왔다.
“아버지. 무슨 일이에요? 내 아침밥은 남겼어요?”
소찬식이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넌 어쩌면 먹는 것밖에 모르냐? 먹는 거 외에 할 줄 아는 게 대체 뭐니?”
그 말에 소은해는 울상을 지었다.
지진 대피 구역에서 며칠이나 바삐 돌아 치는 바람에 제대로 쉬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소은정 때문에 가지 않았다. 그래서 고택에 돌아와 잠을 보충한 것뿐인데 늦잠 좀 잤다고 잔소리까지 들어야 하다니.
어처구니없어서 한숨이 나왔다.
“아버지. 소한테 일을 시키면서 밥도 안 먹여요?”
옆에 있던 집사가 그 소리에 웃으면서 다가왔다.
“셋째 도련님, 아침 식사를 남겨두었어요. 주방에 있습니다.”
그제야 소은해가 웃었다.
“그럴 줄 알았어요. 내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날 굶겨 죽일 리가 없죠.”
소찬식이 째려봤다.
“네 큰형은 아침 댓바람부터 애들을 학교에 보내고 형수를 회사에 데려다 줬다. 너는 뭐니? 네 와이프가 언제 집을 나섰는지도 모르고 퍼져서 자기만 하고. 그런 말이 나오냐?”
소은해가 또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 저도 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열심히 촬영한 거잖아요? 아침 일찍 나가고 밤 늦게 들어오는 건 내가 바라는 게 아니에요. 얼굴로 먹고사는 내가 큰형과 어떻게 같아요?”
소찬식은 한심한 눈빛으로 째려봤다. 게을러 터져도 이토록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은 아마 이 세상에 소은해밖에 없을 것이다.
집사가 껄껄 웃으면서 소은해가 먹을 아침 밥을 들고 왔다.
“좀 더 자도 괜찮아요. 아직 점잖습니까.”
소찬식은 더는 혼내지 않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스케쥴 다 빼고 나 대신 일 좀 해라.”
소은해가 먹으면서 고개를 끄떡였다.
“좋아요. 무슨 일이든 할게요.”
“은정이 요 며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