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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장

오태룡은 앞으로 남은 시간을 이용해 차갑고 도도하게만 보였던 진선아를 조금 더 흔들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그녀는 ‘불여우’ 독을 들이마셨으니 이제 자신의 손아귀 안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태룡은 웃음을 띠며 테이블 위에 있던 콜라를 열어 그녀 앞에 밀어놨다. “선아야, 콜라 좀 마셔. 목이라도 축여야지.” 하지만 진선아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목 마르지 않아요.” “하루 종일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잖아요. 그런데 목이 안 마를 수 있어?” 오태룡은 걱정스러운 척하며 말을 이었다. “선아야, 설마 나를 믿지 못하는 거야?” 진선아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오태룡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선아야, 솔직히 말할게. 난 처음 너를 봤을 때부터 반했어. 하지만 내 마음은 순수했어. 이번에 네 양아버지가 사고를 당한 거, 내가 힘껏 도와 복수해줄게. 아니, 안 되면 우리 문파의 태상 장로님, 그러니까 우리 할아버지를 모셔와서 직접 이천후를 처치할게!” 오태룡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며 깊은 감동을 자아내려 했다. 그러나 진선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됐어요. 태상 장로님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요. 선배님의 마음만 받겠습니다.” 진선아가 여전히 차갑게 거리를 두는 모습에 오태룡은 속으로 이를 악물고 생각했다. ‘좋아, 계속 그렇게 차가워봐라. 네가 얼마나 더 도도하게 굴 수 있는지 보자.’ 진선아는 콜라 대신 테이블 위의 차를 따라 한 잔 마시기로 했다. 잔을 들어 천천히 고개를 젖히며 마시는 그녀의 모습은 고혹적이었다. 입술은 도톰하면서도 매끄럽게 빛났고 살짝 드러난 그녀의 목은 흰 눈처럼 고왔다. 그 모습에 오태룡의 마음은 점점 뜨거워졌다. 그러나 차를 마신 후 진선아는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원래 눈처럼 희던 그녀의 얼굴은 서서히 붉게 물들며 더없이 매혹적으로 변해갔다. 오태룡은 그녀를 보고 일부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선아야, 왜 그래? 어디 아파?” 진선아는 숨을 몰아쉬며 말을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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